상승세 탄 해리스, 114개 여론조사 평균서 트럼프 추월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로 등장한 뒤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위기감을 느낀 공화당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향해 “막말 대신 정책에 집중하라”고 호소했다.
미국 정치전문매체인 더힐이 13일(현지시간) 오전까지 선거전문 사이트 디시전데스크HQ와 함께 파악한 114개 전국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해리스 부통령의 평균 지지율은 47.8%로 트럼프 전 대통령의 46.4%를 1.4% 포인트 앞섰다.
무소속 후보인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를 포함한 다자 구도의 지지율 조사에서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격차는 더 벌어졌다. 해리스 부통령은 47.3%로 트럼프 전 대통령(43.6%)을 3.7% 포인트 차이로 따돌렸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민주당 후보에서 물러난 직후인 지난달 21일 기준 트럼프 전 대통령은 양자 대결에서 2.3% 포인트, 다자 대결에서 4% 포인트 우위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더힐은 “바이든이 경선에서 내려오고 해리스를 지지한 지 3주 만에 여론조사에서 급격한 반전이 나타났다”며 “주별 여론조사에서 해리스 부통령에게 더 희망적인 결과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상대로 오차범위 내 열세에 놓였던 펜실베이니아·위스콘신·미시간주, 일명 ‘블루 월’ 경합주에서는 해리스 부통령의 우세로 흐름이 바뀌었다.
공화당 내부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향해 언쟁 대신 ‘정책 경쟁’에 나서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공화당에 유리한 이민·경제 분야를 다뤄 정책 문제에 집중하면 승산이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인도계 흑인인 해리스 부통령의 인종 정체성을 문제 삼아 “인도계냐 흑인이냐 모르겠다”고 말했다가 인종차별이라는 역풍만 몰고 왔다. 해리스 부통령 지지 집회에 모인 1만5000명의 군중을 “인공지능(AI)으로 만든 조작”이라고 주장했다가 언론사의 반론에 부딪힌 사례도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표적인 실수로 꼽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화당 인사도 예외로 두지 않았다. 지난 3일 공화당 소속인 브라이언 캠프 조지아 주지사를 비난해 논란에 직면했다. 캠프 지사의 조지아주 내 지지율이 60%를 넘나들 만큼 인기가 높다는 점을 고려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비난은 ‘자충수’라는 지적이 나왔다.
공화당 출신 폴 라이언 하원의장의 보좌진이었던 브랜든 벅은 MSNBC에 “트럼프 전 대통령이 경제나 국경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주의를 분산시키는 다른 모든 것에 대해서도 발언하는 게 문제”라고 비판했다.
공화당의 케빈 매카시 전 하원의장은 폭스뉴스에서 “해리스의 군중 규모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것을 멈추고 그가 과거 캘리포니아주 법무장관으로서 범죄에 대해 무슨 대처를 했는지 의문을 제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