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이란 “가자지구 휴전하면 이란 보복도 보류”
이란 “협상 실패시 이스라엘 공격”
하마스, 15일 휴전 협상 불참키로
이스라엘 텔아비브미술관 큐레이터가 13일(현지시간) 구스타프 클림트의 그림을 옮기고 있다. 이스라엘의 미술관·박물관들은 이란의 보복 공격에 대비해 소장 작품들을 지하의 안전한 공간으로 이동시키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란 고위 당국자들은 이스라엘이 하마스와 가자지구 전쟁의 휴전을 이룬다면 이란의 보복 공격을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1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가자지구 휴전 협상 타결이 이란의 공격을 보류시킬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15일로 예정된 휴전 회담이 중동 확전을 막기 위한 중대 고비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란은 하마스 일인자 이스마일 하니예가 지난달 31일 자국 수도 테헤란에서 암살되자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을 선포해 중동지역의 확전 우려가 커졌다.
로이터는 “가자지구 휴전 협정만이 이스라엘에 대한 직접적 보복을 막을 수 있다고 이란 고위 관리 3명이 말했다”고 보도했다. 하니예 암살 사건 이후 이란 당국자가 보복을 자제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로이터는 다만 이란 안보 당국자를 인용해 “휴전 협상이 실패하거나 이스라엘이 협상을 지연시킨다고 판단되면 이란은 헤즈볼라 등 동맹과 함께 이스라엘에 대한 직접 공격을 개시할 것”이라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도 비슷한 언급을 했다. 백악관 출입기자단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에서 휴전 협상이 더 멀어지고 있느냐는 질문에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그러나) 나는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휴전 협정이 체결되면 이란이 보복 공격을 보류할 것으로 예상하느냐는 질문에 “그게 내 예상”이라고 답했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도 브리핑에서 “우리는 협상 담당자들이 논의 테이블로 나와야 한다고 본다. 휴전 협상 타결이 현재 우리가 목도하는 긴장을 완화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이란 당국자 발언은 양측 사이에 확전을 막기 위한 물밑 대화가 긴밀하게 이뤄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로이터는 “하니예 암살 이후 중동 전쟁의 위험이 커졌지만 이란은 최근 며칠 동안 보복을 조정하는 방법에 대해 미국 등 서방 국가와 치열한 대화를 나누고 있다”고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이란 역시 이스라엘에 대한 직접 공격을 자제해 전면전을 피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관측됐다. 이란연구센터 메이르 리트박 선임연구원은 “이란은 동맹인 하마스를 돕기 전에 자국의 필요를 우선시할 것”이라며 “이란도 전면전은 피하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란은 공식적으로는 보복 공격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이란은 이날 영국과 프랑스, 독일 정상들의 보복 공격 자제 요청에 대해 “과도한 요구”라며 거부했다.
현재 하마스도 휴전 협상에 부정적이어서 당장 타결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뉴욕타임스(NYT)는 “레바논의 하마스 대표인 아흐마드 압둘 하디가 (15일) 휴전 회담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성의 있게 협상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