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장비 中수출 취소" 네덜란드, ASML에 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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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정부가 자국 반도체 장비회사 ASML의 일부 중국 수출 품목에 제동을 걸었다. 미국의 대중 반도체 수출 제한에 보조를 맞추기 위해, 기존에 계약했던 장비까지 수출하지 못하도록 제한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ASML은 "지난해 중국 수출을 위해 받았던 노광장비의 선적 면허를 네덜란드 정부가 일부 취소했다"며 "이번 조치로 중국 소수 고객이 영향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번에 수출이 취소된 품목은 한 대당 가격이 수천만 유로에 달하는 첨단 장비다. 로이터통신은 중국 기업들이 지난 1일부터 ASML이 수출 승인을 받을 수 없을 것이라고 안내받았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네덜란드 외무부 대변인은 2일 수출 허가 요청을 개별 사안별로 검토하고 있다면서 사실상 수출 규제가 이뤄지고 있음을 시사했다. 


ASML은 최첨단 7나노미터(㎚) 이하 반도체 미세회로 공정에 필요한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독점 생산한다. 이번에 수출 면허가 취소된 장비는 이전 단계의 공정 기술이 적용된 심자외선(DUV) 장비다.

최신 제품이 아닌 구형 제품인 셈이다. DUV 장비는 EUV보다 경제성은 떨어지지만 미국의 규제를 받고 있는 중국 기업들에는 효용성이 크다. 실제로 지난해 8월 중국 기업 SMIC가 ASML의 구형 DUV 장비를 활용한 7나노급 반도체 자체 생산에 성공하기도 했다.

이에 미국의 규제를 우회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자 네덜란드 정부는 작년 9월부터 DUV 장비를 수출할 때에도 정부 승인을 얻도록 하는 규제를 시행했다. 이미 2019년부터 EUV 장비 수출을 규제하고 있었던 데에서 한 발 더 나아간 것이다.

미국도 작년 10월 ASML의 DUV 장비에 미국산 부품이 일부라도 포함될 경우 수출을 제한할 수 있는 새 규정을 발표했지만, 이는 올해 1월 1일 발효될 예정이었다.

중국은 수출 규제 발효 전인 지난해 대량의 DUV 장비를 ASML에 발주했다. ASML에 따르면 작년 3분기 글로벌 매출의 약 46%가 중국에서 발생했다. 이 같은 중국의 움직임에 조 바이든 행정부가 나섰다. 2일 블룸버그는 ASML이 수출 규제를 적용받기 전에 계약한 3대의 DUV 장비를 중국 고객에게 수출하려 했지만, 몇 주 전부터 미국 관리들이 ASML에 즉각 수출 중단을 요청하면서 결국 일부 장비의 수출이 취소됐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ASML은 "수출 통제 규정의 범위와 영향에 대해 미국과 최근 논의를 진행했다"고 인정했지만, 구체적인 규모는 밝히지 않았다. ASML은 이번 수출 면허 취소가 기업 실적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진 않는다는 입장도 밝혔다.

또한 블룸버그는 지난해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수출 금지 문제를 두고 네덜란드 정부에 전화를 걸었고, 네덜란드 관리들이 미국이 직접 ASML에 접촉해볼 것을 요청했다고도 전했다.

중국 외교부는 미국의 개입을 비난하는 한편, 네덜란드에 공정한 계약 이행을 촉구했다. 2일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의 일방적인 괴롭힘(覇凌·'집단 따돌림'의 의미도 있음)과 횡포(覇道)는 국제무역의 규칙을 위배하고, 국제화된 반도체 산업 구도를 심각하게 파괴한다"며 "공급망 안정에 충격을 주는 자업자득(自食其果)이 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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