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로이터
사진=로이터미국 중앙은행(Fed)의 추가 긴축 가능성과 연방정부의 셧다운(일시적인 업무정지) 우려로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연 4.5%를 넘어서면 16년 만의 최고치를 경신했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25일(현지시간) 오전 10시 연 4.5%를 넘어선 뒤 26일(현지시간) 밤 12시 기준 연 4.560%를 기록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인 2007년 10월 이후 16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날 미국 2년물 국채 금리 또한 연 5.1%를 넘어섰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미국 주택담보대출부터 기업 대출에 이르기까지 모든 대출 이자의 주요 벤치마크 금리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오르면 미국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기업의 차입비용마저 증가하면서 기술주에도 영향을 미친다. 아마존과 애플과 같은 빅테크 기업들은 연초 큰 폭의 상승세를 기록한 후 9월에 각각 4.9%와 6.3% 하락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 또한 이달 들어 5.4% 떨어졌다.

미 국채금리가 최근 급등하고 있는 것은 Fed의 추가금리 인상 가능성의 영향이 크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은 지난 20일 기준금리 동결 결정 이후 기자회견에서 물가 상승률을 Fed 목표치인 2%까지 되돌리기까지는 갈 길이 멀다며 “적절하다고 판단할 경우 우리는 금리를 추가로 올릴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도 국채금리를 끌어올리고 있다. 세계 3대 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이날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 사태가 발생하면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 의회는 이달 말까지 내년 회계연도(2023년 10월~2024년 9월) 예산안을 처리해야 한다.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필수 인원을 제외한 정부와 관련된 노동자 약 80만 명이 강제 무급휴가에 들어가게 된다.

미국 국가신용등급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만약에 미국 국가신용등급이 강등되면 미 국채에 대한 리스크가 커지기 때문에 금리는 더 상승할 수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미국 인플레이션이 2026년까지 2%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국채금리 상승에도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에 대해 Fed가 최근 국채 매입을 줄이고 있지만 미국 연방정부는 예산 충당을 위해 국채 발행을 늘리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와 함께 시장에서 미 국채를 이전만큼 소화하기 힘들어지면 국채금리는 더 올라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