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미시간주 웨인 카운티 전미자동차노조(UAW) 파업 시위 현장을 방문해 확성기를 들고 발언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미시간주 웨인 카운티 전미자동차노조(UAW) 파업 시위 현장을 방문해 확성기를 들고 발언하고 있다. /AP연합뉴스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미국 역대 대통령 중 처음으로 전미자동차노조(UAW) 파업 시위에 동참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현직 대통령이 제너럴모터스(GM), 포드, 스텔란티스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에 힘을 실어주면서 이들 노조가 요구하는 40%에 가까운 임금 인상 폭이 관철될 가능성도 커져서다. 이들 3사의 임금 인상 요구안이 현실화할 경우 겨우 진정 기미를 보이던 미국의 물가상승률을 자극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파업 현장 찾은 바이든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미국 디트로이트시와 가까운 미시간주 웨인 카운티를 방문해 GM 고객 관리 센터에서 노조원과 함께 피켓 시위 벌였다. 그는 이 자리에서 “여러분은 원하는 만큼의 급여 인상과 혜택을 받을 자격이 있다”며 “우리가 잃은 것을 되찾자”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UAW의 임금 40% 인상안에 대해 노조원들이 해당 임금 인상을 받을 자격이 있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렇다”고 답한 뒤 “그들이 그것에 대해 협상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UAW는 향후 4년간 임금 최소 40% 인상 등을 요구하고 있지만, 업체 측은 비용 증가에 따른 경쟁력 저하를 이유로 최대 20%의 인상안을 고수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UAW 방문은 내년 대선 출마를 선언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의식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디트로이트를 찾아가 전·현직 노조원을 만날 예정이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의 전기차 정책 폐기를 내걸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의 전기차 육성책이 기존 자동차 업종 근로자들을 소외시키고 있다는 점을 집중해서 공격하는 중이다. 실제 바이든 정부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을 통해 전기차 관련 기업에 막대한 규모를 예산을 퍼붓고 있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제니퍼 그랜홈 미국 에너지부 장관은 “자동차 회사들이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카 생산을 위해 제조시설을 개조하는 데 120억달러를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의식한 UAW는 기존엔 민주당을 지지해왔지만 최근 들어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에 대해 지지를 보류했다.

임금 인상-인플레 악순환

바이든 대통령의 친노조 행보와 관련해서 뉴욕 월가와 산업계에선 우려 섞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완성차 기업들이 정치권의 압박에 밀려 UAW의 요구안을 받아들일 경우 임금 인상 도미노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내연기관 차 업계의 임금이 큰 폭으로 인상할 경우 테슬라와 같은 전기차 업계나 다른 제조업체까지 들썩일 수 있다.


임금 인상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도 이어지는 중이다. 특히 제롬 파월 중앙은행(Fed) 의장이 기준금리를 연내 추가 인상할 수 있다는 발언까지 한 상태다. 자동차 파업에 따른 임금 인상이 인플레이션을 자극해 데이터를 나타날 경우 Fed의 통화정책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편 Fed 내 매파로 분류되는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는 이날 와튼 경영대학원 연설에서 “미국 경제의 놀라운 회복력을 감안할 때 중앙은행은 인플레이션을 식히기 위해 금리를 다시 인상하고 장기간 높게 유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같은날 미니애폴리스 연은 홈페이지에 올린 서한에서 인플레이션 고착으로 기준금리를 1번 넘게 인상해야 할 확률이 40% 정도 된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