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려고 은퇴한 게 아닌데”…‘일하는 노인’ 한국이 OECD 1위
미국·영국·일본보다 많아
韓 실질 은퇴 연령 72세
정년 이후 12년 더 일해
◆ 연금개혁 ◆
급속한 저출생·고령화 현상에 기대 수명까지 늘고 있는데, 노후 소득 안전판인 국민연금 수령액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며 경제활동을 하는 노인들이 사상 최대로 불어났다.
25일 매일경제가 통계청 인구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경제활동에 나선 65세 이상 노인은 지난해 336만5000명으로 1년 새 8.1% 늘어 역대 가장 많은 수준으로 늘었다. 노인들의 경제활동참가율도 37.3%로 사상 최대까지 올랐다. 노인 10명 중 4명은 돈을 벌기위해 일을 하고 있거나 구직 활동에 나서고 있다는 의미다.
노인들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2000년 29.6%에 그쳤지만 고령화 현상이 빨라지며 2020년 35%를 넘어서더니 지난해 40%에 육박했다.
경제 활동을 하는 한국의 노인들은 주요국과 비교해도 많은 편이다. 국제 비교가 가능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에 따르면 국내 노인의 경제활동참가율은 36.3%(2021년 기준)으로 OECD 1위다. 미국(18.9%), 영국(10.5%)은 물론 초고령사회인 일본(25.6%)과 비교해도 크게 높다.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 은퇴가 본격화했지만 앞으로 경제 활동하는 노인들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한국은 오는 2025년부터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의 20%를 넘어서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관측되는데 기대수명은 늘고 노인들이 노동 시장을 떠나는 연령대는 갈 수록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OECD에 따르면 한국의 실질 은퇴 연령은 평균 72.3세로 법정 정년인 60세 보다 12.3세나 많아 OECD 38개국 중 가장 높다. 국민연금 수급 개시(2023년 기준 63세) 이후에도 노인들이 노동 시장에 남아 일을 계속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상호 한국경제인협회 경제조사팀장은 “일손 부족으로 잠재성장률이 빠르게 낮아지고 있는데 의료기술 발달로 일할 수 있는 노인은 늘고 있다”며 “고용 경직성 완화를 비롯해 노인 인력 활용 방안을 체계적으로 고민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