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캐리 자금 ' 116조원 日로 되돌아가나…글로벌 금융시장 긴장

금은방 2 1560

BOJ 'YCC 정책' 전격 축소…사실상 긴축 효과
물가 15개월 연속 목표치 웃돌자
국채 무제한 매입 금리기준 상향
일본 '대규모 금융완화' 종결 예고
"日투자자 자국 국채투자 늘릴 것"
IMF, 미국·유럽 등 자금유출 경고
[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일본은행(BOJ)이 수익률곡선제어(YCC) 정책을 축소했다. 시장은 긴축적 통화정책으로 방향을 전환하겠다는 신호를 보낸 것으로 평가했다.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등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된 가운데, BOJ의 출구전략이 현실화하면 해외로 빠져나간 4800조원 이상의 자금이 일본으로 복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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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쿄 일본은행 청사.(사진=AFP)



BOJ, 이르면 10월 YCC 틀 전반 손볼 것”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BOJ는 28일 국채 10년물 무제한 매입을 위한 금리 기준을 기존 0.5%에서 1%로 높였다. 완화적 통화정책의 상징과도 같던 YCC 정책을 ‘깜짝’ 수정한 것으로, 긴축 전환 신호를 보낸 것이라고 시장은 해석했다. 스즈키 히로후미 미쓰이스미토모은행 외환 수석전략가는 “BOJ가 YCC에서 손을 떼고 있다. 실질적인 장기금리 상한을 1%로 올린 건 과감한 조치”라고 평가했다. 벤저민 샤릴 JP모건 외환 전략가는 “시장은 옳은지 그른지와 관계없이 이번 결정을 ‘YCC 종말의 시작’이라고 결론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BOJ는 단기금리를 마이너스(-)0.1%로 동결하고, 장기금리 지표인 10년물 국채 금리 변동폭을 ‘0%에서 ± 0.5% 정도’로 유지한다는 완화 정책의 큰 틀은 그대로 놔뒀다. 장기금리 변동폭 상한을 이번 YCC 정책 수정에 맞춰 1%로 올리거나 YCC 정책을 폐지하는 것이 다음 긴축 전환 신호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야마모토 마사후미 미즈호증권 외환 수석전략가는 “이르면 오는 10월 BOJ가 YCC 정책 틀 전반을 손보고 더 매파적인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YCC 정책은 그동안 장·단기 금리 역전, 엔저 장기화 등 부작용 논란이 끊이질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의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지난달까지 15개월 연속 BOJ의 정책 목표(2%)를 웃돌면서 디플레이션을 막겠다며 YCC 정책을 유지할 명분도 힘을 잃었다. 특히 엔저는 수입물가 상승으로 이어져 인플레이션 장기화하고 있다. 추아순 혹 아시아제네시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일본의 근원 인플레이션이 1년 이상 3%를 상회한다.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이지 않다는 인식이 나오고 있다”며 “국내외적으로 양적완화를 펼 상황이 아니어서 BOJ는 중단 압박을 받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에 말했다.

일각에선 향후 미국, 유럽 등이 경기침체 등으로 긴축을 종료하거나 완화로 돌아섰을 때 긴축 기회가 사라질 것을 우려한, 즉 대응 여력을 남겨두기 위한 조처라는 분석도 있다.

미국에만 2000조원…해외 나간 日자금 귀환할까

BOJ의 출구전략이 가시화하면 글로벌 자금 흐름도 크게 출렁일 것으로 보인다. 저금리 환경에서 해외로 유출됐던 자금이 일본으로 되돌아오는 계기가 될 수 있어서다. 일본 재무성에 따르면 일본 투자가들의 해외 투자액은 지난해 말 531조엔(약 4807조원)으로 금융완화 정책이 이어진 지난 10년 동안 70% 가량 늘었다. 미국에만 225조엔(약 2036조원)이 투자됐고, 이 가운데 미 국채 투자액은 1조 763억달러(1375조 5100억원)에 이른다.

국제통화기금(IMF)은 4월 보고서에서 BOJ가 완화적 정책을 재검토하면 미국과 유럽,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에서 자금 유출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스테이트스트리트의 마이클 맷칼프도 “YCC 정책 수정으로 금리가 오르면서 일본 투자자들이 해외 채권을 팔고 자국 국채 투자비중을 늘릴 것이란 우려로 글로벌 채권 금리가 상승(채권 금리는 가격과 반대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일본의 낮은 금리로 엔화를 빌려 금리가 높은 나라 자산에 투자하는 엔캐리 트레이드 투자자는 더욱 민감할 수밖에 없다. 엔캐리 트레이드 규모를 가늠하는 일본 내 외국은행의 엔화 대출 잔액은 4월 말 기준 12조 9000억엔(약 116조원)에 달한다. 파라스 아난드 아르테미스인베스트먼트 CIO는 “BOJ의 결정이 엔캐리 트레이드의 매력을 떨어뜨렸다”며 “미 주식 시장과 장기채 시장에 악재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실제 YCC 수정이 발표된 직후 미국의 10년물 국고채 금리는 2주 만에 4%대를 넘어섰다.

금리 1%p 올리면 日 정부 부담 32조원↑

BOJ의 정책 전환이 순조롭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적지 않다. 1년에 25조엔(약 226조원)이 넘는 돈을 공공부채 상환에 쓰고 있는 일본 정부의 재정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일본 재무성은 10년 만기 국채금리가 1%포인트 오르면 2026년까지 정부 채무 상환 부담액이 3조 6000억엔(약 32조 6000억원) 늘어날 것으로 추산했다. 이런 상황에서 기시다 후미오 내각은 방위비 확대를 위해 더 많은 국채 발행을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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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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