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달러` 어디까지…"환율 상단 1400원대까지 열어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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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달러` 어디까지…"환율 상단 1400원대까지 열어둬야" 

사진 연합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하 시기가 지연되고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불거지면서 원·달러 환율이 연일 연고점을 경신하고 있다. 주요국 간 통화정책 차별화가 이미 시작된 가운데 '킹달러' 현상이 한동안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거래일보다 6.6원 오른 1382원에 거래를 시작해 오전 한때 1386.30원까지 올랐다. 1386.30원은 장중 고점 기준으로 지난 2022년 11월 8일(1394.6원) 이후 약 1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난 12일 한 주 만에 22.6원 상승한 1375.4원에 마감한 데 이어 추가 상승을 이어가는 분위기다.

원·달러 환율이 1375원 선을 넘어선 것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때인 1997~1998년, 글로벌 금융위기 시기인 2008~2009년, 연준의 고강도 긴축으로 달러가 초강세를 나타냈던 2022년 하반기 정도다.

환율이 빠르게 치솟고 있는 것은 미국 달러가 강세를 보이기 때문이다. 3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동월 대비 3.5% 상승해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까지 뛰면서 연준의 정책금리 인하 시점이 시장 예상보다 지연될 가능성이 커졌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CPI 발표 직후 금리선물 투자자들이 기대하는 6월 금리 인하 확률은 20% 밑으로 떨어졌다.

앞서 뱅크오브아메리카의 경제학자인 마이클 가펜은 "올해 인플레이션 가속화로 12월 이전에는 금리 인하가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전망하고 연준의 최종금리 및 장기 금리 수준 추정치도 3.75%로 상향 조정했다. 연준이 3월에 제시한 추정치보다도 1%포인트(p) 높은 수치다.

연준의 금리인하 기대감이 후퇴한 반면 유럽중앙은행(ECB)은 6월 정책금리 인하를 시사하면서 달러는 한 번 더 강세 압력을 받았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지난 11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일부 위원이 금리인하에 자신감을 느끼고 있다"며 "모든 것이 2%로 돌아갈 때까지 기다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지난 12일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피벗 시그널을 작년 말부터 줬기 때문에 (통화정책) 탈동조화는 이미 시작됐다고 본다"며 ECB와 스위스 중앙은행을 언급하기도 했다.

중동 지정학적 위험 고조도 달러 강세를 부추기고 있다. 위험회피 심리가 확산하면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달러 가치도 오르기 때문이다.

12일(현지시간) 뉴욕 외환시장에서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이란의 공격이 임박했다는 소식에 지난해 11월 이후 처음으로 106선을 웃돌기도 했다. 이란은 13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본토에 무인기(드론)와 순항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보복 공격을 감행했다.

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 상단을 1400원대까지 열어둬야 한다는 전망도 나온다. 조병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중동 이슈 등 불확실성 하에서 국제 유가 상승 등을 빌미로 한 추가 환율 상승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 "일시적으로 1400원대에 접근하는 것도 불가능한 상황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비상경제장관회의를 열어 유류세 인하 조치를 2개월 더 연장하기로 하면서 금융·외환시장의 과도한 변동성엔 적기에 필요한 조치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도 이날 시장상황 점검 회의를 주재하고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우려가 있는 경우 시장 안정화 조치를 적기에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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