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2월 구인건수, 예상 하회...경기 침체 신호에 쏠린 시장의 눈 [글로벌 시황&이슈]
오늘 우리가 한 발 더 깊게. 또 더 넓게 살펴봐야 할 월가 소식들 짚어보시죠. 간밤 2월 구인이직보고서 즉 졸트 보고서가 공개됐습니다. 최근 시장은 부정적인 소식을 긍정적으로 해석해왔죠. 그런 의미에서 오늘 졸트 보고서는 노동 시장이 둔화했다는 의미로 긍정적으로 시장에 작용했어야 합니다. 하지만, 오늘은 시장을 짓누른 요소로 작용했는데요. 바로 경기 침체 가능성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 겁니다. 졸트 보고서 내용 짚어보고, 이를 둘러싼 분석과 함께 시장 심리 체크해보겠습니다.
수치부터 짚고 넘어가 볼까요. 현지 시각 미국 노동부가 공개한 구인이직보고서에 따르면 2월 구인 건수는 993만 건으로 집계됐습니다. 지난 1월에는 1,056만 건으로 나타난 바 있는데, 해당 수치에서 약 63만 2천 건 감소한 수준인데요. 흐름상 구인 건수는 지난 2년간 천만 건을 계속 웃돌았습니다. 이번 수치는 2년 만에 처음으로 1천 만건을 밑돌았고요. 지난 2021년 5월 이후 최저 수준입니다. 예상치는 1,040만 건이었는데, 이 역시 하회했습니다.
노동 시장 지표를 볼 때 중요하게 봐야 하는 건 실업자 1명당 신규 일자리 수죠. 실업자보다 일자리가 많다는 건 노동 시장이 빠듯하다는 의미로, 결국 임금 상승세가 가팔라질 수 있다는 걸 시사하기 때문인데요. 따라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역시 해당 수치를 주시하고 있다고 언급한 적이 여러 번 있습니다. 이번에 해당 비율은 1.7로 나타났습니다. 실업자 1명당 신규 일자리 수가 1.7개 있다는 말인데요. 지난 11월 이후 해당 수치는 1.9 즉 2에 가까운 수준을 보이며 연준의 긴축에도 불구하고 노동 시장이 빠듯하다는 걸 시사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시 지난 11월 수준인 1.7로 하락했는데요. 종합해보면 노동 시장이 둔화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죠.
이렇다보니 오늘 국채 금리는 노동 시장 둔화 소식에 하락했습니다. 노동 시장 둔화에 연준이 금리 인상 움직임을 늦출 수도 있다는 전망이 커진 건데요. 블룸버그에 따르면 구인건수 발표 이후 연준의 정책을 가장 잘 반영한다는 2년물 국채금리는 14베이시스포인트 하락한 3.8% 수준을 나타냈는데요. 여기에 금리 선물 시장에 따르면 5월 25베이시스포인트 금리 인상 가능성은 전날의 60%에서 50%로 내려왔습니다.
금리 인상 전망이 누그러졌다는 건 긍정적이죠. 하지만, 시장은 연준의 금리 인상 전망보다는 경기 침체 전망에 더 집중했습니다. 마켓워치의 오늘 장 시장 분석 기사 헤드라인 살펴볼게요. 경기 침체 가능성이 시장의 우려순위 1순위로 다시 올라왔다는 내용으로, 시장이 경기 침체 가능성에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거죠. 따라서 오늘 시장을 보면 국채 금리 하락에도 기술주들은 하락했고요. 안전 자산인 금으로 자금이 몰리면서, 금은 장중 2040달러를 찍으며 역대 최고치에 근접했습니다.
시장이 왜 다시 경기 침체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는지는 최근 나왔던 경제 지표를 통해 알 수 있는데요. 오늘 졸트 보고서와 함께 2월 공장재수주도 발표됐는데요. 공장재수주는 전월보다 0.7% 감소한 것으로 집계되며 예상치인 0.6%감소를 하회했습니다. 어제 나온 ISM PMI 역시 3년래 최저치를 나타낸 바 있는데, 이에 더해 공장재수주도 부진하게 나온 상황입니다. 따라서 미국 제조 업황이 둔화하고 있다는 게 드러났습니다.
다시 구인건수로 좀 돌아가 볼게요. 구인 건수를 전문가들이 어떻게 분석하고 있는지 역시 좀 변했습니다. 기존에는 구인 건수를 분석하는 기사에 대부분 노동 시장 그리고 연준의 금리 전망에 대한 분석들이 담겼는데요. 이번에는 경기 침체에 대한 언급도 늘어났습니다. 구체적으로 에드워드 모야 오안다 수석전략가는 구인 건수가 여태 강했기 때문에 이번 구인 건수 하락은 경기 침체 가능성을 부각했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경기 침체 여부와 관련된 분석은 대체로 나뉘었는데요. TD증권의 제나디 골드버그는 노동 시장이 긴축 여건에 반응하기 시작했다고 했지만, 아직 노동 시장은 견고해 경기 침체 가능성이 커질 이유는 없다고 봤습니다. 숫자가 감소한 건 사실이나, 수치 자체는 아직 높다는 거죠.
월가 빅마우스들도 전망은 나뉜 모습입니다. 월가의 황제 제이미 다이먼 JP모간 CEO는 미국 경제가 앞으로 여러 변수에 직면할 수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그러나, 자신은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고 시사했는데요. 소비자 대차대조표가 견고하며 노동 시장은 견고하다고 봤습니다. 또, 수익률 곡선 역전은 경기 침체를 말하고 있지만, 이는 양적 긴축으로 인한 어쩔 수 없는 결과라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월가의 대표적인 부동산 투자가이자 억만장자인 베리 스턴리히트는 심각한 경기 침체가 불가피하다고 했는데요. 은행 사태로 불황 공포가 커졌다고 봤습니다.
이렇듯 월가 전문가들과 빅마우스 사이에서 전망이 나뉘고 있는 만큼 CNBC는 아직 섣부르게 결론을 내리면 안 될 것 같다고 했는데요. 특히 향후 나올 경제 지표를 주시할 필요성이 더욱 커졌다고 봤습니다. 경제 지표가 향후 경기 방향성을 암시할 거란 건데요. 특히 내일 발표될 ISM과 S&P의 서비스업 PMI를 주시하라고 했습니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상품에서 서비스로 옮겨간 만큼 서비스 업황을 주시할 필요가 있으며, 서비스업 PMI 역시 둔화세를 보인다면 경기 침체 전망이 더욱 커질 수도 있다는 겁니다. 서비스업 PMI. 주시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