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되는 중국경제]무역대국 운명 쥔 아세안 시장
지난해 중국에서 파산한 기업은 33만991개다. 기업파산을 담당하는 고등법원 홈페이지에 나온 비교적 보수적인 수치다. 기업 줄도산에도 불구하고 중국서 지난해 생산한 부가가치는 18조 달러에 이른다.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중국 GDP를 늘린 일등공신은 수출이다. 세관 통계를 보면 지난해 코로나 봉쇄 속에서도 중국 수출은 7%나 증가한 것으로 나온다.
금액으로 3조5900억 달러다. 2021년의 3조 3600억 달러보다도 많다. 무역흑자도 8776억 달러다. 2021년의 6764억 달러와도 비교 불가다.
주요 수출국은 RCEP(지역 전면 경제 동반자협정) 14개 국가 위주다. RCEP에 대한 수출은 12조9500억 위안으로 전체 수출의 30.8%를 차지한다. 이중 중간재만 8조7000억 위안 규모다. 전체 수출의 67.2%다.
중국 무역상대국 2위는 EU다. 중국과 EU 27개국 간 무역액은 지난해 8563억 유로다. 1년 전보다 2.8% 늘어난 수치다. 중국으로 수출한 금액은 2303억 유로로 1년 전보다 3.0% 늘었고 수입은 6260억 유로로 32.1%나 증가했다.
EU의 대중 적자는 3957억 유로다. 달러로 환산하면 약 4190억 달러다. 전년 대비 58.1%나 증가한 수치다.
3위는 미국이다. 미국 상무부 통계를 보면 지난해 미 중 무역액은 6900억 달러다. 이 중 미국의 대중 수입은 5388억 달러이고 수출은 1538억 달러다.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는 3829억 달러로 2021년 3535억 달러보다 더 늘어난 상태다.
중국의 지난해 무역흑자 8776억 달러의 90%를 미국과 유럽이 도와준 셈이다. 엄격한 금수 조치 중에서도 미국과 중국이 글로벌 소비와 생산을 좌우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올 초 상황은 다르다. 중국의 대표적인 수출항인 상하이 양산에는 빈 컨테이너로 산을 이루고 있다. 2월 기준 공 컨테이너는 500만TEU다. 코로나 19 이전과 비교해도 2배 수준이다.
빈 컨테이너는 수출감소를 대변한다. 중국의 세관 통계를 보면 1-2월 수출은 지난해보다 줄어든 상태다.
아세안에 대한 무역을 제외하면 미국 이유 일본 한국 모두 하락 세다. 특히 첨단 제품 부품을 들여오는 대만과의 무역액 감소 폭은 28%다.
아세안과의 교역액은 9519억3000만 위안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6% 증가한 수치다. EU와의 무역 총액 8510억9000만 위안을 앞서고 있다.
아세안과의 교역이 늘어나는 나라는 중국뿐만 아니다. 미국 멕시코 캐나다 EU 한국 등도 공장을 아세안 지역으로 이전하면서 교역을 늘리고 있다. 품목도 첨단 제품뿐 아니라 전통 화공이나 플라스틱 고무 등 다양하다. 중국에는 압박요인인 셈이다.
아세안은 노동 밀집 형 산업 위주다. 중국의 주력산업과 겹친다. 일자리와도 밀접하다. 아세안 국가에 대한 중국 수출 증가는 앞으로의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보도를 보면 2월 말 현재 중국 반도체 수입은 676억 개다.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26.5%나 줄어든 수치다. 중국의 반도체 수입이 줄어들기는 20년 만에 처음이다.
중국의 대만에 대한 수출도 마이너스 27.9%다. 대만 경제부 국제무역국 2월 수치를 보면 2022년 대만의 대중국 수출 10대 산업인 IC CPU 메모리 반도체 등 첨단 제품과 디스플레이 컨트롤러 회로 프린팅설비 등 모두 10%에서 50%씩 감소한 상태다.
대만과의 수출입 감소는 첨단 산업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는 의미다. 중국은 AI와 스마트팩토리 5G와 6G 통신설비 그리고 전기차 우주발사체 분야에서 글로벌 선두권이다.
하지만 여기에 들어가는 부품을 대부분 대만에서 조달하고 있다. 부품을 제때 조달하지 못하면 무역 수치 하락 이상의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