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레이코트의 제왕' 나달, 공식 은퇴 선언… 다음달 데이비스컵이 마지막 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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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클레이코트의 제왕' '흙신' 라파엘 나달(38·스페인)이 10일(현지시간) 공식적으로 은퇴를 선언했다.

그는 다음달 열리는 데이비스컵이 자신의 마지막 경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지난 2022년 코트를 떠난 로저 페더러(43·스위스)에 이어 나달이 은퇴함에 따라 남자 프로 테니스 역사상 최고의 전성기를 일궜던 3인방 중 노바크 조코비치(37·세르비아)만 현역에 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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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파엘 나달이 지난 2020년 10월 11일(현지시간) 프랑스 오픈 결승에서 노바크 조코비치를 물리치고 우승한 뒤 트로피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나달은 이날 여러 소셜미디어에 올린 인터뷰 형식의 영상을 통해 은퇴를 발표했다. 

그는 "여러분에게 프로 테니스에서 은퇴한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 이 자리에 왔다"면서 "분명 어려운 결정이었지만 길고 성공적이었던 선수로서의 커리어를 끝내기에 적합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나달은 "테니스 산업 전체, 이 스포츠에 참여하고 있는 모든 사람들, 오랜 동료들, 특히 위대한 라이벌들에게 감사하고 싶다"면서 "그들과 많은 시간을 보냈고, 평생 기억할 수 있는 많은 순간을 경험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경험할 수 있었던 모든 것에 대해 매우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가 은퇴를 결심하게 된 데는 부상이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23년 선수 생활 동안 여러차례 발과 복부 등 몸 여러 곳에 부상을 입으면서 수술과 휴식, 재활을 반복하며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작년 초 호주 오픈에서 엉덩이 부상을 입으면서 경기력이 크게 떨어졌다. 지난 두 시즌 동안 그가 출장한 경기는 23경기에 불과했다. 

좀처럼 부상에서 회복하지 못하고 경기력이 저하되면서 그가 곧 은퇴 선언이 있을 것이란 관측이 꾸준히 제기됐다.

그는 지난 5월 말 프랑스 파리 롤랑가로스에서 열린 프랑스 오픈 남자 단식 1라운드에서 알렉산더 즈베레프(독일)에 패한 뒤 "솔직히 여러분 앞에 서는 것이 이번이 마지막이 될지 모르겠다"면서 "100% 확실하지는 않지만 오늘이 마지막이라면 정말 즐거웠다"고 말했다. 

나달은 이날 "지난 2년은 정말 힘든 시기였다. (은퇴는) 분명히 어려운 결정이었고, 결정을 내리기까지 시간이 걸렸다"면서 "하지만 이 세상 모든 일에는 시작과 끝이 있는 법"이라고 말했다. 

나달의 은퇴 무대는 다음달 19~24일 열리는 테니스 국가대항전 2024년 데이비스컵 파이널스로 잡혔다. 스페인은 네덜란드를 상대로 8강전을 치른다. 

나달은 "데이비스컵 파이널스에서 조국 스페인을 대표해 뛰는 게 마지막 무대라서 흥분된다"며 "프로 선수로 처음 큰 기쁨을 느낀 게 2004년 데이비스컵 우승 때였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완벽한 원을 그린 거 같다"고 했다.

나달은 남자 테니스 메이저 대회 단식에서 22회 우승했다. 조코비치(24회)에 이어 역대 2위 기록이다. 특히 클레이코트에서 열리는 프랑스 오픈에서 14회나 우승했다. 그외 윔블던 2회, US오픈 4회, 호주 오픈 2회 우승했다.

로이터 통신은 "나달은 프랑스 오픈에서 112승 4패라는 놀라운 전적을 기록해 '클레이코트의 왕'이라는 별명을 얻었다"면서 "마지막 프랑스 오픈 우승은 2022년이었다"고 말했다.

현역 시절 가장 강력한 라이벌이었던 페더러는 소셜 미디어를 통해 "나달이 은퇴하는 날이 결코 오지 않기를 바랐었다"면서 그의 퇴장을 아쉬워했다.

페더러는 "라파. 정말 대단한 경력이야. 잊지 못할 추억들 그리고 우리가 사랑했던 그 경기들에게 당신이 보여줬던 놀라운 성취들에 감사한다"면서 "(함께 한 것은) 엄청난 영광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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