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탄도미사일 180발 잘 막아놓고 드론 1대에 크게 당했다
[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지난 1일(현지시간) 이란이 이스라엘을 향해 대대적인 미사일 공격을 퍼부었을 때 외신에선 이스라엘 방공망에 대한 찬사가 나왔다.
이란은 사전 예고없이 파괴력이 강력한 탄도미사일 180발을 쐈다. 하지만 이 미사일들은 대부분 도중에 요격됐고, 일부가 이스라엘에 떨어졌지만 인명피해는 가벼운 부상자 2명이 전부였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당시 "테헤란(이란)이 아무런 (사전) 경고 없이 공습을 가했다는 점에서 이스라엘 방공 시스템과 미군의 역량이 얼마나 효과적인지 보여주는 놀라운 증거"라고 했다.
방공망에 관한 한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이스라엘의 자존심이 2주 만에 큰 상처를 받았다.
영국 일간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13일 레바논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드론 1대가 이스라엘 중부 소도시 빈야미나에 있는 군 기지를 공격해 4명이 숨지고 60명 이상이 부상을 당했다. 부상자 중 7명은 중상이다.
가디언은 "2주 전 이스라엘이 레바논에 대한 지상 침공을 시작한 이래 헤즈볼라가 가한 가장 치명적인 공격이었다"고 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희생자 중 다수는 골라니 여단의 생도"라면서 "목격자들은 공격 전에 경고 사이렌이 작동하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 현지 언론은 레바논에서 드론 2대가 이스라엘로 날아왔고 이스라엘군은 이중 한 대만 요격하는데 그쳤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은 충격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군 수석대변인 다니엘 하기리 소장은 "우리 군은 (적) 드론이 경고 없이 침투해 기지를 공격한 사건을 연구하고 조사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더 나은 방공망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빈야미나 군 기지에 대한 드론 공격은 헤즈볼라의 회복력을 보여줄 뿐 아니라 이스라엘 방공 시스템의 우려스러운 공백에 대한 증거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핵 등 대량살상무기와 스텔스전투기·극초음속미사일 등 첨단무기가 지배하는 현대전에서 비행속도가 시속 수 백㎞에 불과한 드론이 전장에서 '게임체인저급(級)' 역량을 발휘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준 건 우크라이나 전쟁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모두 전방은 물론 적 후방 깊은 곳을 타격하는데 공격형 자폭 드론을 대대적으로 동원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9월 한 군산업의원회 회의에서 "올해 공격용 드론 생산을 작년보다 10배 많은 140만대 규모로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작년 말 "2024년도에는 드론 100만대를 생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 아이언 돔 방공시스템의 로켓 요격 장면 [사진=로이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