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외환] 美 달러화 10주만에 최고...유로·엔은 약세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15일(현지 시간) 뉴욕 시장에서 미 달러화의 가치는 10주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 경제의 연착륙 가능성을 높이는 견조한 경제 지표와 이에 따른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완만한 금리 인하 기대가 달러화 강세를 지지하고 있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달러화 지수)는 이날 103.36으로 지난 8월 8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달러화 강세 속 유로/달러 환율은 1.09달러 아래로 밀리며 10주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일본 엔화 대비로도 달러는 강세를 보이며 달러/엔 환율은 장중 149.96엔으로 8월 초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미 달러화.[사진=로이터 뉴스핌] 2021.05.21 [email protected] |
연준이 예상보다 완만한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강화하며 최근 몇 주간 미 달러화는 강세를 이어왔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금리 기대 조정에 따른 달러화 강세가 막바지에 이른 것으로 보고 있다.
배녹번 글로벌의 수석 시장 전략가 마크 챈들러는 로이터에 "시장의 금리 기대 조정이 거의 막바지에 이르렀으며 다시 (미 달러화가) 내림세로 돌아갈 것으로 보지만, 마지막 한 번의 반등이 남았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그는 "다음에 나올 미국의 비농업 고용 수치가 상당히 약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용 시장 둔화는 미 경제의 침체 전조로 해석되며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를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오는 17일 예정된 정책회의에서 유럽중앙은행(ECB)이 기준 금리를 0.25%포인트(P) 인하할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지만, 시장의 관심은 연준의 금리 결정으로 온통 쏠리고 있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 선물 시장 참가자들은 11월 회의에서 연준이 기준금리를 0.2% 인하할 확률을 약 87%로, 동결 확률은 13%로 보고 있다.
연준이 지난달 0.5%포인트 금리를 인하한 이른바 '빅 컷'을 결정한 이후 시장에서는 11월에도 빅 컷이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가 잠시 높아지기도 했으나, 물가와 고용 지표가 완만한 둔화 추세를 보이며 경기 연착륙 시나리오를 지지하고 있다.
금리 선물 시장은 올해 남은 기간 연준이 총 45bp(1bp=0.01%포인트)가량의 금리 인하를 단행하고 내년 추가로 98.5bp 인하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와 비농업 고용 보고서 공개 이전 시장이 예상한 총 200bp 인하에서 크게 후퇴한 수준이다.
연준 위원들도 추가 금리 인하와 관련해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아르헨티나 중앙은행이 개최한 부에노스아이레스의 한 컨퍼런스에 참석한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향후 수 개 분기 동안 "추가적인 완만한 인하"가 적절하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금리 경로는 실제 경제 지표와 인플레이션, 고용 지표에 달려 있다"고도 덧붙였다.
일본과 캐나다 금융 시장이 공휴일을 맞아 각각 휴장했으며, 미국 채권 시장도 이날 '콜럼버스의 날'을 맞아 휴장해 시장의 거래량은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