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재집권] 삼성·SK 전략 수정 불가피…반도체·배터리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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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정승원 기자 =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국내 반도체 산업과 배터리 산업도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바이든 대통령이 추진한 칩스법과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 이전보다 퇴보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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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통령 선거 개표가 진행 중인 6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웨스트 팜비치의 한 컨벤션 센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를 선언하고 있다. [자료=폭스뉴스]

6일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의 임기가 시작되면 반도체와 배터리 산업에서 미국의 보호무역주의와 자국 중심주의가 강화될 전망이다.

우선 반도체 산업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추진해온 칩스법은 전환점을 맞이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칩스법에 찬성하며 확대를 시사했던 카밀라 해리스 민주당 후보와 달리 트럼프 당선인은 바이든 정부가 약속한 보조금을 없애고 높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당선인은 후보 시절 "관세를 높이면 외국 기업들이 알아서 미국에 반도체 공장을 공짜로 짓도록 해야 한다"며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는 했다.

이 경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미국에 공장 설립을 추진 중인 국내 반도체 기업들도 전략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미국 정부로부터 64억 달러(8조8256억원), SK하이닉스는 4억5000만(6205억원) 달러의 보조금과 세제 혜택을 받기로 돼 있다.

업계에서는 트럼프 당선인이 언급한 반도체 고관세에 대해서는 현실성 문제를 지적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트럼프 정부 2기에서 칩스법은 어떤 식으로든 변화를 맞이해 기업들의 불확실성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결국 AI 반도체 시장에서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등 미국의 핵심 파트너가 될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권석준 성균관대 화학공학과 교수는 "고성능 AI 전용 메모리칩과 선행기술, 표준 로드맵 설정 등 제반 분야에서 미국의 대체 불가능한 핵심 파트너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며 "국내 메가클러스터 생태계 확충, 차세대 기술에 대한 연구개발과 인력 투자 등 중장기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 내 친환경 에너지 공급망을 강화하기 위해 시작된 IRA에서도 변화가 예상된다. IRA 시행 이후 배터리 핵심 광물에 대해 일정 비율 이상 북미산으로 해야만 세액 공제를 받을 수 있다. 이에 국내 배터리업계는 IRA 변경 가능성과 관련해 미국 대선에 주목하고 있었다.

트럼프 당선인은 과거 IRA에 대해 '녹색사기'라며 폐기 의사를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트럼프 2기 정부에서도 IRA가 획기적으로 뒤바뀌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대표는 지난 1일 배터리 산업의 날 행사에서 취재진과 만나 "(미 대선 결과에 따라) 배터리 생산자들의 보조금에는 큰 변동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SK온 관계자도 3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실제 IRA로 인한 투자가 공화당 집권주의에 집중돼 있다는 점과 실제 공화당 하원의원 18명과 의장이 IRA 폐기 반대 의사를 밝힌 점 등을 고려하면 공화당 내부에서도 IRA 의견이 다양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법안 폐지가 어려울 시에는 행정명령을 통해 변경될 수도 있다.

황경인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트럼프가 당선 시에도미국 내 IRA 수혜지역에 공화당 지지세가 강한 점을 감안하면 법안 폐지는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행정 권한으로 IRA가 후퇴한다면 미래 이익을 기대하며 단행했던 국내기업들의 미국 내 투자들이 전면 재조정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 경우 미국 내 공장을 설립하던 국내 배터리 기업들의 대응 전략 마련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배터리 산업의 탈중국 움직임은 가속화될 전망이다. 황 부연구위원은 "탈중국 배터리 공급망 정책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배터리 원료와 소재의 내재화 및 조달처 다각화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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