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동부 항만 노조 내달 1일 파업 예고…공급망 차질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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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메인주부터 텍사스주까지 미 동부 연안 항만 노동자들이 내달 1일(현지시간) 파업을 예고하면서 공급망 위기가 확대하고 있다. 이들의 파업은 월마트와 홈디포 등 현지 기업들은 물론 삼성전자와 LG전자와 같은 우리나라 기업들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27일 CNN과 로이터통신 등 주요 현지 매체에 따르면 4만5000명의 항만 노동자를 대표하는 국제항만노동자협회(ILA)는 사측인 미국해양협회(USMX)와 기존 노사 계약이 만료되는 오는 30일까지 새로운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1일 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상황이 현실화하면 1977년 이후 처음으로 미 동부 항만의 파업이 발생하게 된다. 파업이 진행될 수 있는 곳은 볼티모어와 보스턴, 찰스턴, 잭슨빌, 마이애미, 휴스턴, 모바일, 뉴올리언스, 뉴욕/뉴저지, 노퍽, 필라델피아, 서배나, 탬파, 윌밍턴이다.

USNX가 예상한 파업 참가 인원은 약 2만5000명이지만 경제 전문가들은 해당 항만의 경제 활동이 광범위한 만큼 관련 종사자 10만 명 이상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한다.

노조는 서부 연안 항만 노동자들보다 낮은 임금에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동부 및 멕시코만 일대 항만 노동자들은 6년 경력자를 기준으로 시급 39달러를 받는데, 이는 서부 항만 노동자의 시급 54.85달러보다 현저히 낮다. 2027년 서부 항만 노동자들의 시간당 임금은 60.85달러로 더 오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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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1년 11월 19일 미국 뉴저지주 뉴어크 항만의 모습.[사진=로이터 뉴스핌] 2024.09.28 [email protected]

CBS 뉴스는 주 40시간 노동을 전제로 할 때 서부 항만 노동자들이 연 11만6000달러를 벌어들이지만, 동부에서는 연봉이 8만1000달러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ILA는 6년간 77%의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달 USMX는 임금 인상안을 제시했지만, 양측은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ILA의 해럴드 다게트 대표는 "내 말을 기억하라, 우리에게 마땅한 임금을 얻지 못한다면 10월 1일 파업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임금 외에도 양측은 갈등을 겪고 있다. 고용 안정을 위해 노조 측은 화물의 상하차에 사용하는 크레인과 게이트, 컨테이너 이동 자동화의 완전 금지를 요구했다. USMX는 완전 자동화 터미널을 금지하는 현재 계약의 조항을 유지할 것을 제안했으며, 새로운 노동 계약에서 반자동 장비 사용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업계에 따르면 이번 파업으로 문을 닫을 수 있는 항구는 미국 내 모든 컨테이너 수출의 68% 이상과 컨테이너 수입의 약 56%를 처리한다. 이에 따라 파업이 짧은 기간 진행된다고 해도 파장은 작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분석가들에 따르면, 파업이 진행되는 동안 미국 경제 활동이 매주 45억~75억 달러 규모 감소할 수 있다.

CNBC는 주요 자동차 제조사는 물론 월마트와 홈디포, 이케아, 삼성전자, LG전자 등이 파업이 진행될 수 있는 항구를 통해 제품을 수입하는 상위 기업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정부는 상황 중재에 나서고 있다. 협상 타결을 위해 피트 부티지지 교통부 장관과 줄리 수 노동부 장관 대행, 레이얼 브레이너드 백악관 경제 고문이 USMX 관계자들을 만날 예정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백악관의 한 관료는 바이든 정부가 노조와 사측이 신뢰를 가지고 협상할 것과 새로운 계약 합의를 도출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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