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이란·이스라엘 '전면전 가능성' 반영 안해...'호르무즈 봉쇄가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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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레바논 무장 단체인 헤즈볼라의 수장 하산 나스랄라가 이스라엘군의 공습에 사망하면서 중동 지역에 전운이 감돌고 있지만, 30일(현지 시간) 뉴욕 증시 장중 국제 유가는 큰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중동 긴장에도 불구하고 유가 시장이 이란과 이스라엘의 전면전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미 동부 시간 30일 오전 11시 30분 기준 세계 원유 시장의 벤치마크인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11월물 가격은 전날 대비 0.10% 상승한 배럴당 72.05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의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11월물 가격은 전날 대비 1.11% 오른 배럴당 68.94달러를 가리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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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현지시간)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남부 교외 지역에 있는 헤즈볼라 사령부를 향해 이스라엘이 정밀 공습을 감행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28일 헤즈볼라가 성명을 통해 나스랄라가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사망했다고 공식 확인한 후에도 유가는 급격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나스랄라는 헤즈볼라를 30년 넘게 이끌어 온 인물로 그의 사망에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무력 충돌이 전면전을 넘어 이란의 개입으로 중동 전쟁으로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헤즈볼라를 겨냥한 이스라엘의 잇따른 공격에도 개입을 자제해 온 이란은 나스랄라의 사망 발표 후 성명을 내고 헤즈볼라에 대한 총력 지원을 선언했다. 중동 전문가들도 이란의 가장 오래되고 강력한 대리 그룹 중 하나인 헤즈볼라의 위기에 이란이 불개입 원칙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았다.

하지만 이란의 개입 가능성에 따른 확전 우려 속에서도 이날 국제 유가는 큰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리포우 오일 어소시에이츠의 앤디 리포우 사장은 CNBC에 중동 전역에서 적대 행위가 고조되고 있지만, 석유 공급의 차질은 빚어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며 "석유 시장은 (원유) 공급에 영향을 미칠 만한 전면전이 이란과 이스라엘 사이에 벌어질 것으로 예상하지 않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에너지 투자회사인 바이슨 인터레스트의 조시 영 최고투자책임자(CIO) 역시 "헤즈볼라 지도부 제거가 당장 석유 공급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았기 때문에 시장이 큰 추가 위험을 반영하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영 CIO와 리포우 사장 모두 이란이 이번 사태에 개입하며 이란과 이스라엘 간 전면적으로 확산할 경우 국제 유가가 급등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리포우는 "글로벌 원유 시장에 가장 큰 위험은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라고 지적했다. 이어 가능성이 크지는 않지만, 봉쇄가 현실화하면 유가가 배럴당 30달러가량 급등할 수 있다고 봤다.

호르무즈 해협은 오만과 이란 사이에 위치한 중요한 해상 통로로, 세계 석유의 5분의 1, 액화천연가스(LNG) 생산량의 3분의 1을 공급하는 통로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호르무즈 해협 폐쇄로 이란이 입을 경제적 피해가 만만치 않은데다가, 이란이 지난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국제 정치적인 이유로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여러 차례 위협하긴 했지만 실제로 해협의 유조선 통행을 봉쇄한 적은 없다는 점에서 시장은 해협 봉쇄 가능성에는 크게 무게를 두고 있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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