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저격범 선제 진압한 美비밀경호국, 여전히 '논란의 중심'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지난 7월 펜실베이니아 주 버틀러에서 발생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암살 시도 이후 경호 실패로 비난을 받았던 비밀경호국(SS)이 2차 암살 시도를 빠른 판단으로 저지했지만, 경호 능력과 여건에 대한 논란은 점차 고조되는 모습이다.
15일(현지시각) 오후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에 있는 트럼프 소유 '트럼프 인터내셔널 골프클럽'에서 SS 요원들이 총기를 든 사람을 목격한 뒤 발포했다.
당시 부동산 개발업자 스티브 위트코프와 골프 회동 중이었던 트럼프 전 대통령은 5번 홀에서 6번 홀로 이동 중이었는데, 트럼프보다 앞서 홀을 돌고 있던 SS 요원들이 덤불 사이에서 총기를 들고 있던 용의자를 발견해 발포했고, 용의자는 도주한 뒤 고속도로에서 체포됐다.
총격 당시 총기범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거리는 약 400m 정도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비밀경호국의 암살 시도 저지를 두고 가디언지와 뉴욕타임스(NYT) 등은 잠재적 재앙을 막고 용의자를 능숙히 체포한 것은 SS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를 잠재우기에 충분하나, 1차 암살 시도 사건 후에도 이처럼 가까운 거리에서 전 대통령이 총기 위협을 받는 것 자체가 가능한 일인지에 대해 해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웨스트 팜 비치의 리크 브래드쇼 보안관은 기자회견서 사건 지역이 밀집한 관목으로 둘러싸여 있었다고 설명하며, 시야 확보가 어려운 이러한 여건은 경호 기관에 악몽 같은 상황을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브래드쇼는 "비밀경호국은 할 일을 정확히 했고, 요원은 훌륭한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NYT는 두 번째 암살 시도가 비밀 요원들에 대한 새로운 질문을 불러일으킨다면서, 총격범이 단 300~500야드(약 274미터에서 457미터) 떨어진 곳까지 접근할 수 있었다는 사실은 지난 암살 시도 사건 이후 중요한 문제들이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브래드쇼 보안관은 세계에서 가장 논란이 많은 인물 중 한 명인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여전히 현직 대통령에게 제공되는 것보다는 작은 보호 인력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트럼프가 현직 대통령이었다면 비밀경호국이 그렇게 개방된 환경에서 골프를 치도록 허용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가 현직 대통령이 아니기 때문에 비밀경호국이 가능한 범위 내에서만 경호를 제공할 수 있다"면서 아마도 다음에 그가 골프장을 방문할 때에는 주변 경계에 더 많은 사람들이 배치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보안 실패를 조사하는 상원 소위원회의 의장인 코네티컷 주 민주당 상원의원 리처드 블루멘탈은 "이번 사건은 매우 면밀한 주의와 감시를 요한다"면서 "공격 무기가 연루된 것으로 보이는 두 번째 심각한 사건은 깊은 우려와 반감을 불러일으킨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을 두고 비밀경호국 대변인은 "위협 수준이 높다"며 "우리는 위험한 시대에 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7월 트럼프에 대한 암살 시도를 조사 중인 의회 내 초당적 태스크포스의 지도자들은 비밀경호국에게 브리핑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공화당 마이크 켈리 의원과 민주당 제이슨 크로우 의원은 성명을 통해 "전 대통령이 다치지 않아 다행이지만, 정치적 폭력에 대해 깊이 우려하고 있으며 모든 형태의 폭력을 강력히 규탄한다"라고 말했다.
지난 7월 암살 시도 직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경호원들에 둘러싸인 채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들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2024.09.16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