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증시, 낮은 PMI 수치에 금리 인하 기대감 높아지며 일제히 상승
[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23일(현지시간) 유럽 주요국 증시가 대부분 일제히 올랐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 경제가 뜻밖에 위축된 모습을 보이자 유럽중앙은행(ECB)의 추가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데 따른 것이다.
범유럽 지수인 STOXX600 지수는 전장보다 2.06포인트(0.40%) 상승한 516.32로 장을 마감했다. 하루 기준으로 지난 8월 초 이후 가장 큰 낙폭(-7.41 포인트)을 기록했던 전장의 손실을 일부 만회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지수는 126.78포인트(0.68%) 오른 1만8846.79에,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40 지수는 7.82포인트(0.10%) 상승한 7508.08로 장을 마쳤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100 지수도 29.72포인트(0.36%) 뛴 8259.71로, 스페인 마드리드 증시의 IBEX35 지수는 44.60(0.38%) 오른 1만1797.90으로 장을 마쳤다.
반면, 이탈리아 밀라노 증시의 FTSE-MIB 지수는 82.45(0.24%) 떨어진 3만3679.80으로 마감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권거래소 [사진=블룸버그] |
이날 발표된 유로존의 9월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에 대해 시장은 의외라는 반응을 보였다. S&P글로벌에 따르면 이달 종합 PMI는 48.9를 기록해 전달 51.0에 비해 눈에 띄게 뒷걸음쳤다. 이 수치는 지난 2월 이후 처음으로 기준선인 50을 밑돌았다. 시장 예상치는 50.5였는데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제조업 PMI는 지난달 45.8에서 9월 44.8로, 서비스업 PMI는 52.9에서 50.5로 하락했다. 각각 9개월, 7개월만에 최저 수준이다.
HSBC의 유로존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파비오 발보니는 "파리올릭픽이 끝났기 때문에 그 여파가 반영됐을 것이라는 예상은 있었다"면서 "하지만 오늘 발표된 지표는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나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로존의 근본적인 성장 전망이 다소 어둡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독일 경제에 대한 전망은 좀처럼 우울한 분위기를 벗어나지 못했다. 독일의 종합 PMI는 지난 8월 48.4에서 이번달 47.2로 하락했다. 로이터 서베이가 예측한 48.2보다 낮았다.
로이터 통신은 "지난 2분기 때 0.1% 역성장을 보였던 독일 경제가 3분기에도 침체 양상을 이어가고 있다"고 했다. 함부르크상업은행(HCOB)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사이러스 드 라 루비아는 "독일은 3분기에도 국내총생산(GDP)이 0.2% 줄어들 전망"이라며 "이미 기술적 침체가 진행 중인 것 같다"고 말했다. 기술적 침체는 경제가 2분기 이상 역성장하는 하는 것을 말한다.
이와 같은 경제 환경은 ECB의 추가 금리 인하 기대감을 부채질했다.
영국 컨설팅 업체인 캐피털이코노믹스의 앤드루 케닝엄 유럽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긍정적인 변화 중 하나는 가격 압박이 완화되고 있다는 점"이라면서 "이는 ECB에 안도감을 줄 것"이라고 했다. 그는 "ECB 정책 입안자들이 10월에 다시 기준금리를 낮출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이날 유로화는 달러 대비 약세를 보였고, 단기 금리에 대한 기대치를 반영하는 독일 국채 2년물의 수익률은 2.149%로 하락했다.
섹터별로는 금리에 민감한 부동산과 유틸리티 업종이 각각 1.3%, 1.1% 상승했다. 자동차 섹터도 1.9% 올랐다.
특징주로는 독일 2위 은행인 코메르츠방크가 5.7% 급락했다. 이탈리아 우니크레디트가 이날 코메르츠방크의 지분을 11.5% 더 늘려 최대 주주(지분율 약 21%)에 올라서자 독일 정부가 "우니크레디트의 코메르츠방크 지분 인수에 반대한다"는 공식 입장을 발표한 데 따른 것이다. 우니크레디트 주가도 3.3%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