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産 포탄, 우크라이나에 전달"… 러시아는 반발
[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인도의 방산업체가 만든 포탄이 러시아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에 전달되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인도 정부도 이런 사실을 인지하고 있지만 거래를 중단하기 위해 개입하지 않았다고 했다. 통신은 인도와 유럽 지역 국가의 정부 관계자와 방산업체 직원 20여명에 대한 인터뷰와 세관 자료 등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물량은 우크라이나가 수입하는 포탄의 1% 정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도산 무기의 우크라이나 전달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인도는 국제사회에서 러시아와 가장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나라 중 하나이다. 미국·유럽 등 서방이 시행하고 있는 강력한 대러시아 경제 제재에도 참여하지 않고 있다.
지난 2016년 1월 15일(현지시간) 인도 뉴델리에서 인도 포병이 모의 훈련에 참가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보도에 따르면 인도산 포탄의 우크라이나 전달은 1년 넘게 진행됐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침략에 맞서 싸우면서 가장 절실하게 필요로 하는 군수품이 바로 포탄이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최전선에서 포격전을 중심으로 공방을 벌이고 있다.
인도산 포탄 전달 과정에서 주목할 점은 인도 정부가 이 같은 사실을 알고도 제지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인도의 무기 수출 규정은 인도에서 만든 무기는 반드시 구매자가 사용해야 하며 다른 나라로의 무단 이전이 발견될 경우 판매를 중단할 수 있도록 했다.
러시아도 이런 과정을 인지한 뒤 최소한 두 차례에 걸쳐 인도 측에 문제를 제기했다고 인도 관리 3명이 밝혔다.
인도가 만든 포탄은 유럽 국가 방산업체가 구매한 뒤 우크라이나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가 이 포탄을 재구매한 것인지, 아니면 무상으로 제공된 것인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우크라이나에 포탄을 보내는 유럽 국가 명단에는 이탈리아와 스페인, 체코 등이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세관 기록에 따르면 인도의 3대 방산업체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전 2년 동안 이탈리아와 체코, 스페인, 슬로베니아에 수출한 군수품은 280만 달러에 불과했다. 하지만 2022년 2월부터 2024년 7월 사이에는 이 수치가 1억3524만 달러로 급증했다.
미국 스탠포드 대학의 인도 국방 전문가 인 아르잔 타라 포레는 "인도의 방산 수출 급증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판매가 주요 요인"이라고 말했다.
◆인도, 우크라 전쟁을 방산 수출 발전 기회로 봐
인도는 러시아와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서방이 주도하는 대러 제재에도 동참하지 않고 있다. 또한 러시아 무기를 가장 많이 수입하는 국가 중 하나이다. 로이터 통신은 "전체 인도 무기 수입의 60% 이상이 러시아산 무기"라고 말했다.
인도 정부 사정에 정통한 6명의 소식통에 따르면 세계 최대 무기 수입국이었던 인도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방산 수출 부문을 발전시킬 수 있는 기회로 보고 있다고 했다.
싱크탱크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에 따르면 인도는 2018~2023년 사이에 30억 달러가 조금 넘는 무기를 수출했다.
라즈나트 싱 인도 국방장관은 지난 8월 30일 기자회견에서 작년 인도의 방산 수출이 25억 달러를 돌파했으며 오는 2029년까지 이를 60억 달러 수준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