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해외 인력 최대 30% 감축…침체 따른 수요 감소 대비"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삼성전자가 해외 사업부에서 인력을 최대 30% 감축할 계획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11일(현지시간) 단독 보도했다.
통신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삼성전자가 전 세계 자회사에 올해 안에 판매·마케팅 직군에서 15%, 관리직에서 최대 30%의 인력을 감축할 것을 지시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이번 인력 감축 계획이 연말까지 시행될 예정으로 미국,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 전역의 직원들이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구체적인 감축 인원수나 가장 큰 영향을 받게 될 국가나 사업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 [사진=뉴스핌 DB] |
한 소식통은 로이터에 "3주 전 글로벌 인력 감축 지침이 내려왔다"며 삼성전자 인도 사업부가 최근 몇 주간 중간 관리직을 대상으로 퇴직금 패키지를 시행해 왔다고 전했다.
삼성전자 인도 사업부 인력은 2만5000명으로 알려져 있는데 소식통은 이번 감축 계획에 따라 인도 사업부에서 감축되는 인원이 1000명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은 이에 앞서 중국에서는 영업 부문 직원 약 30%에 해고를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소식통은 "이번 감축은 세계 경기침체에 따라 기술 제품에 대한 수요가 감소할 것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삼성이 비용 절감을 통해 수익성을 높이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번 인력 감축 결정은 삼성전자가 핵심 반도체 부문에서 고전하며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이 1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사업이 침체한 와중에 나왔다. 삼성은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애플, 중국 화웨이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으며,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에서는 1위인 대만 TSMC와의 격차를 좀처럼 좁히지 못하고 있다.
로이터는 삼성의 사업이 전방위 압박을 받고 있지만, 한국에서도 인력 감축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라고 전했다. 한 소식통은 한국에서는 인력 감축이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이어서 국내 사업부의 인력 감축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 같은 보도 내용과 관련해 삼성전자는 일부 해외 사업장에서의 인력 조정은 일상적인 절차이며 효율성 향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생산직은 감축 대상이 아니라고도 덧붙였다.
11일 삼성전자의 주가는 7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삼성전자는 장중 2.11% 떨어지며 64800원을 터치해 신저가를 다시 썼다. 막판 낙폭을 소폭 줄이긴 했으나 전일 대비 1.96% 빠진 64900원에 장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