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심' 인텔, 파운드리 분사·아마존 협력 등 호재 쏟아내자 주가 '껑충'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인텔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부 분사 계획과 아마존 사업 고객 확보, 정부 자금 유치 등 굵직한 호재들을 한꺼번에 공개하면서 정규장과 시간 외 거래에서 주가가 치솟고 있다.
16일(현지시각) CNBC 등에 따르면 인텔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을 위한 별도의 법인을 설립해 외부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익명의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인텔은 외부 자금을 고려하는 것 외에도 파운드리 사업을 별도의 상장 회사로 분사할지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여러 전문가들이 인텔에 파운드리를 분리 및 매각하는 방안을 권했지만, 그 수준까지는 이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인텔을 되살리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팻 겔싱어 최고경영자(CEO) 팻 겔싱어는 직원들에 보낸 메모에서 자회사인 FPGA(프로그래머블반도체) 업체 알테라 지분도 부분 매각할 것이라고 밝혔다.
파운드리 발표와 더불어 인텔은 아마존 웹 서비스(AWS)와 인공지능(AI) 맞춤형 칩을 생산하기 위한 계약 체결을 발표했다.
아마존은 자사의 AWS 서버를 구동하는 인텔 칩의 대 고객 중 하나이며, 인텔은 아마존을 위해 맞춤형 제온(Xeon) 프로세서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마존과의 확장 계획은 인텔에게 인공지능 서버 칩 시장에서 새로운 발판을 제공할 가능성이 있다. 인텔은 AI에 사용할 수 있는 여러 제품을 보유하고 있지만, 해당 시장은 현재 엔비디아가 주도하고 있다.
아울러 인텔은 폴란드와 독일의 팹 노력을 예상 시장 수요를 감안해 약 2년간 중단할 것이며, 말레이시아 공장 계획도 축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미국 내 제조 프로젝트는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인텔은 조 바이든 행정부로부터 '반도체 및 과학 법안(CHIPS and Science Act)' 관련 최대 30억 달러를 지원받았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해당 자금은 인텔과 국방부 간의 프로젝트인 '안전한 실내(Secluded Enclave)' 프로그램을 위한 것이다.
미국 정부는 세계 최대 칩 파운드리 업체인 TSMC와 관련된 지정학적 위험이 커짐에 따라 반도체 생산에 대한 투자를 강화 중으로, 최근 겔싱어와 회동한 지나 라이몬도 미 상무장관은 인텔의 TSMC에 대한 의존도가 크다는 점에 대한 좌절감을 표명하기도 했다.
인텔은 지난 2012년 파운드리 사업을 시작했지만, 성과를 못 내고 2018년 철수했다. 하지만 2021년 2월 최고경영자(CEO)가 된 팻 겔싱어는 파운드리를 미래 먹거리로 보고 바로 취임 직후 파운드리 재진출을 공식화했다.
하지만 지난 2년 간 파운드리 사업은 약 250억 달러의 비용을 소비했지만 인텔 수익에 큰 부담이 됐다.
일련의 조정 계획들을 공개한 겔싱어는 "모두의 시선이 우리에게 집중될 것"이라면서 "우리는 모든 인치마다 싸워야 하며, 이전보다 더 나은 실행력을 발휘해야 합니다. 비평가들을 잠재우고 우리가 달성할 수 있는 결과를 전달하는 유일한 방법입니다"라고 강조했다.
이날 정규장서 인텔 주가는 6.36% 오른 20.91달러로 마감된 뒤 시간 외 거래에서도 8% 넘게 뛰고 있다.
인텔 비전 2024에서 팻 겔싱어 인텔 CEO가 인텔 가우디 3 가속기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인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