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리인하 기대 속 금값 사상 최고...'온스당 3000달러' 전망도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국제 금값이 14일 뉴욕 시장에서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9월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 속에 금 시장으로 자금이 유입된 데다 미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며 금값 상승을 부추겼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이날 금 현물 가격은 오전 10시 10분(미 동부 시간 기준) 온스당 2576.48달러로 전장보다 0.7% 상승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금 선물 가격도 1% 오른 2605.30달러를 기록했다.
미 연준은 내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 예정인데,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낮출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일반적으로 금리 인하기에 금값은 오르는 경향이 있다.
금괴 [사진=블룸버그통신] |
미토 메탈스의 짐 와이코프 선임 시장 분석가는 "유럽중앙은행(ECB)이 이번 주 금리를 인하했고, 연준도 다음 주 기준금리를 인할 가능성이 높다" 면서 "미국의 인플레이션 데이터가 예상대로 둔화한 것으로 나타나며 금과 은 시장의 강세론자들에게 유리한 상황이 조성됐다"고 진단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 선물 시장 투자자들은 연준이 9월 FOMC에서 기준금리를 0.5%P 낮출 확률은 43.0%, 0.25%P 인하할 확률은 57.0%로 보고 있다.
독일 코메르츠방크의 애널리스트들은 "시장이 연말까지 약 1%P 금리 인하를 기대하고 있는데, 이는 9월 이후 두 번의 회의 중 적어도 한 번은 0.5%P 인하가 있어야 한다는 의미"라면서 "이처럼 공격적인 금리 인하 기대가 금값을 끌어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미 달러화가 일본 엔화 대비 올해 최저 수준으로 하락한 것 역시 금 시장으로의 자금 유입을 강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동, 러시아-우크라이나의 불확실성도 금값 상승을 부채질했다.
금값 상승 속 추가 상승에 베팅하는 투자 열기도 뜨겁다. 지난주 세계 금 협회(World Gold Council, WGC)는 전 세계적으로 실물 금을 기반으로 한 상장지수펀드(ETF)로 8월까지 4개월 연속 자금이 유입됐다고 밝혔다.
세계 최고 금 담보 ETF인 'SPDR 골드 트러스트(GLD)'의 보유 자산은 앞서 13일 1월 초 이후 최대로 늘었다.
월가 투자은행들은 금값이 당분간 강세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씨티은행은 오는 4분기 국제 금 가격이 평균 2550달러를 기록하고 내년 중반에는 온스당 3000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