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연준 '슈퍼사이즈' 피벗 ② 경제보다 대선? 후폭풍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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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황숙혜 기자 = 사실 9월18일(현지시각) 연방준비제도(Fed)의 '빅 컷'에 월가의 축포를 엿보기는 어려웠다.

금융시장은 연준의 50bp(1bp=0.01%포인트) 금리 인하에 오히려 석연치 않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른바 '빅스텝'을 정당화할 만한 명분이 충분하지 않다는 얘기다.

S&P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가 각각 0.29%와 0.31% 하락하며 거래를 마감했고, 미국 벤치마크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2bp 오르며 3.725%를 나타냈다.

달러화는 일시적인 하락 뒤 상승 흐름을 탔고, 금값은 장중 급등한 뒤 상승분을 모두 토해내며 하락하는 등 금융시장 곳곳에 혼란스럽다는 반응이 두드러졌다.

통화정책 회의를 마친 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기자회견에서 50bp 금리 인하의 이유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지만 그는 즉답을 피했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연준이 25bp보다 큰 폭의 금리 인하를 강행한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팬데믹 사태에 대처해야 했던 2020년 3월과 서브프라임(비우량) 모기지에서 촉발된 금융위기가 일파만파 확산됐던 2008년 이후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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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기금 금리 추이 [자료=연준]

당시와 현재 미국 경제의 상황을 비교하면 연준의 이번 50bp 금리 인하를 둘러싼 의문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불과 2개월 전인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당시만 해도 정책자들이 피벗(pivot, 정책 전환)에 소극적인 입장을 내비쳤기 때문에 뜻밖이라는 반응을 보이는 투자자들이 적지 않다. 7월과 달라진 점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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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셸 보우만 연준 이사 [사진=블룸버그]

파월 의장은 고용시장을 빌미로 제시했다. 이번 빅 컷이 8월 실업률이 4.20%를 기록한 가운데 고용 한파가 더욱 악화되는 상황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한 결정이라는 얘기다.

미국 실업률이 3.4%에서 4.2%까지 껑충 뛴 것이 사실이다. 5월 27만건을 훌쩍 넘었던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 역시 8월 14만2000건으로 뚝 떨어졌다.

하지만 애틀란타 연방준비은행이 3분기 미국 경제 성장률을 3.0%로 예상하는 등 침체 리스크가 제한적인 상황에 공격적인 금리 인하가 설득력을 얻기는 어렵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주요 외신과 월가는 이번 연준의 결정이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와 무관하지 않다는 데 한 목소리를 낸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큰 폭의 금리 인하가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 후보에 힘을 실어줄 것이라고 예상했다.

민주당 지지자들 중 상당수가 미국 경제의 호조에도 고금리에 허리가 휘는 계층이기 때문. 실제로 해리스 부통령은 이번 연준의 결정에 '환영한다'는 뜻을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파월 의장이 앙숙이라는 사실은 비밀이 아니다.

미국 CNN 역시 50bp 금리 인하가 민주당에 우호적인 결정이라고 보도했다.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첫 금리 인하가 '빅스텝'을 연출, 인플레이션을 성공적으로 통제했다는 평가를 내릴 수 있는 단서를 제공했다는 얘기다.

특히 조 바이든 대통령의 9월19일(현지시각) 이코노믹 클럽 연설을 하루 앞두고 연준이 레드 카펫을 깔아줬다는 주장도 나왔다.

바이든 대통령은 소셜 미디어 X에 "미국 경제가 중차대한 순간을 맞았다"며 "펀더멘털이 탄탄한 가운데 인플레이션과 금리가 떨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연준의 통화정책 결정에 정치적인 색깔이 침투하는 데 월가는 강한 경계감을 내비친다. 작지 않은 후폭풍이 닥칠 수 있기 때문.

이번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유일하게 50bp 금리 인상에 반기를 든 미셸 보우만 이사가 이 같은 우려를 내비쳤다.

미국 의회 전문지 더 힐에 따르면 보우만 이사는 인플레이션과 전쟁이 아직 종료되지 않았다고 판단하며 25bp 인상을 주장했다.

그는 지난 6월에도 연준이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인플레이션이 현 수준에 머물 경우 추가 긴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었다.

연준이 중시하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2022년 연율 기준 7% 선을 뚫고 오른 뒤 추세적으로 하락, 2024년 7월 2.5%로 낮아졌다. 하지만 연준의 목표치인 2.0%에 도달하지는 못한 상황.

경제 펀더멘털보다 정치적인 논리로 전폭적인 금리 인하를 강행했다가 인플레이션 상승이 재점화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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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행(BOJ) 앞으로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는 남성 [사진=블룸버그]

이번 빅 컷에 월가가 불편한 표정을 짓는 또 다른 이유는 엔 캐리 트레이드의 청산 가능성 때문이다.

월가의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7월 일본은행(BOJ)이 기준금리를 0~0.1%에서 0.25%로 인상한 뒤 엔 캐리 트레이드가 청산되고 있으며, 연준이 금리를 인하하면 청산이 더욱 가속화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미국 금융 매체 배런스는 연준보다 일본은행(BOJ)의 9월20일 통화정책 회의가 금융시장에 더 커다란 변수라고 지적했다.

일본은행(BOJ)이 9월 또 한 차례 '서프라이즈' 금리 인상을 강행할 경우 엔 캐리 트레이드의 청산이 확대되면서 금융시장에 파장을 일으킬 수 있다는 얘기다.

지난 8월 주요국 금융시장의 변동성 상승과 뉴욕증시 빅테크의 가파른 하락이 엔 캐리 트레이드의 청산과 무관하지 않고, 일본은행(BOJ)의 결정에 따라 후폭풍이 또 한 차례 강타할 수 있다고 시장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연준의 이번 '빅 컷'에 뉴욕증시가 강세장으로 화답하지 않은 데는 이 같은 함수 관계가 배경으로 자리잡고 있다.

ING는 보고서를 내고 "일본은행(BOJ)의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가 지구촌 금융시장의 관심사"라며 "예기치 못한 금리 인상이 이뤄지면 작지 않은 충격이 발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본은행(BOJ)은 2024년 3월 마이너스 금리 제도를 종료한 뒤 7월 금리 인상을 실시했다. 대다수의 투자은행(IB) 업계는 정책자들이 9월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전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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