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좌파연합 측 총리 임명 안해"… 정국 혼란 지속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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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지난 달 조기총선에서 원내 1당에 오른 좌파연합 신민중전선(NFP) 측이 내세운 후보를 총리로 임명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차기 정부 구성을 위한 정치권 논의가 난항에 빠지는 한편, 프랑스 정국의 혼란 상태가 더 오래 지속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23일과 이날에 걸쳐 여야 주요 정당 대표들과 만나 차기 정부 구성에 관해 의견을 나눈 뒤 이 같은 입장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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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현지시간) 자크 들로르 전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의 장례식에 참석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엘리제궁 성명을 통해 "(극좌 정당인)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와 사회당, 공산당으로 구성된 NFT가 정부를 만들 경우 즉각적인 불신임 투표와 정부 붕괴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NFT가 구성한 정부는 즉시 350명 이상의 의원 과반수가 반대해 정부 활동을 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마크롱의 발표 이후 프랑스가 더욱 큰 정치적 혼란에 빠졌다"고 말했다. 

프랑스 의회 전체 의석은 577석이다. 이번 총선에서 좌파연합은 182석, 범여권 중도는 168석, 극우정당 국민연합(RN)은 143석, 중도우파 공화당은 46석을 차지했다. 이중 범여권 중도와 중도우파, 극우정당은 모두 좌파연합 쪽 인사가 총리로 임명될 경우 불신임 투표에 나설 것이라고 공언하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여야 대표들과의 논의는) 공정하고 성실하며 유용했다"면서 "하지만 실행 가능한 해결책을 도출하는 데는 실패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치 지도자들의 의견을 종합할 때 우리나라의 제도적 안정성을 위해 이 옵션(NFP 총리 임명)은 추구해서는 안된다고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좌파연합은 즉각 강력하게 반발했다. 좌파연합은 내부 논의를 거쳐 지난 달 23일 파리시(市) 재정국장인 루시 카스테(37)를 총리 후보로 내세웠다. 장뤼크 멜랑숑 LFI 대표는 "마크롱이 대단히 심각한 상황을 초래했다"면서 "우리 당은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을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중적이고 정치적인 대응은 신속하고 단호해야 한다"면서 "대통령에게 민주주의 존중을 촉구하는 대규모 시위를 벌이겠다"고 밝혔다. 

녹색당의 마린 통들리에 대표도 "대통령의 행동은 수치스러운 일이자 위험한 민주주의적 무책임"이라고 비난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27일 여야 대표들과 새로운 협상에 돌입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내 책임은 국가가 막히거나 약화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며 "국민의 기대가 높은 제5공화국에서 전례없는 이 시기에 모든 정치 지도자들이 책임감을 발휘하여 (정부 구성에) 나서달라"고 말했다. 

하지만 좌파연합 측이 자신들의 후보를 총리로 임명하지 않는 이상 추가 논의에는 참가하지 않겠다고 밝혀 교착 상태가 장기화될 수 있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프랑스 정계 안팎에서는 마크롱 대통령이 극좌와 극우 세력을 제외하고 전체 중도 진영을 아우르는 대연정을 계속 추진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마크롱 대통령이 중도 세력을 주축으로 하는 연립정부 구성을 위해 노력을 배가하고 있다"면서 "오는 10월 실시될 예정인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투표가 다가오면서 차기 정부를 구성해야 한다는 압박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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