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나 못 사는 버킨백, 되팔면 가격 3배...원가는 고작 140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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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럭셔리 브랜드 에르메스의 가방 '버킨백'이 사자마자 되팔면 2배로 뛸 정도로 수요가 엄청나지만 돈이 있어도 아무나 구입할 순 없으며 고객은 매장 직원에게 잘 보이기 위해 선물 공세를 한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3일(현지시간) 이 일반적인지 않은 '버킨백 경제 법칙'을 집중 조명했다.

보도에 따르면, 버킨백의 기본 검정색 가죽 '버킨 25' 백의 세전 매장 판매가격은 1만 1400달러(약 1600만 원)이지만, 이 백을 구입하자마자 프리베 포터 등 리셀러(reseller·재판매) 업체에 넘기면 2만 3000달러를 현금으로 받을 수 있다.

리셀러는 이렇게 확보한 버킨백을 3만 2000달러에 또 되판다. 이는 거의 3배 부풀려진 가격이다. 업계가 추산하는 에르메스 버킨백의 원가는 고작 1000달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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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메스 버킨백.[사진=로이터 뉴스핌] 

미 중고 명품거래 사이트 리얼리얼에 따르면 에르메스 핸드백의 리세일가는 단연코 업계 최고다. 작년 기준 에르메스 백의 평균 리세일가는 판매가 대비 125%로 샤넬(68%), 루이비통(60%)의 2배 수준이다.

이는 아무리 부유층일지라도 버킨백을 손에 넣기란 매우 복잡하고 어려워 희소성이 높은 탓인데 이를 놓고 WSJ은 '전 세계가 가장 탐내는 핸드백의 미친 경제학'이라고 표현했다. 버킨백이 고객이 '갑' 직원이 '을'이란 일반적인 권력 구도도 뒤바꿔놨다는 진단이다.

버킨백 구매를 원하는 고객은 우선 매장 직원과 관계를 쌓아야 한다. 대기자 명단에서 누구에게 먼저 버킨백을 판매할지 담당 직원이 결정하기 때문이다.

버킨백이 프랑스 본사에서 각 매장으로 오면 매니저는 개별 직원에게 가방을 할당하고, 각 직원은 저마다 대기 고객 명단을 관리한다. 직원이 구매 자격이 주어진 고객을 선별하고 매니저가 승인하면 판매가 이뤄지는 체계다.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여성 고객도 에르메스 매장 안에서는 직원에게 먼저 깍듯이 인사를 하고 직접 만든 쿠키를 건넨다. 직원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기기 위해 비욘세 콘서트 티켓을 주거나 전용기에 태워 칸 국제영화제 투어를 시켜주는 등 버킨백을 얻기 위해 안간힘이다. 아예 현금 봉투를 주는 경우도 있다는 전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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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메스 쇼핑백. [사진=로이터 뉴스핌]

담당 직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고 해서 바로 버킨백을 얻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에르메스 매장에서 다른 제품을 구매해 '실적'을 쌓아야 구매 자격이 주어진다.

명품가방 리셀러 업체 '매디슨 애비뉴 쿠튀르'의 주디 테일러 창업자는 버킨백을 빨리 구매할 방법은 에르메스 매장 내 값비싼 보석이나 가구에 엄청난 돈을 쓰는 것이라고 말한다.

고객들은 버킨백 구매 자격을 얻기 위해 원하도 않은 제품 구매에 수만 달러를 지출한다. 한 고객은 버킨백 구매 실적을 쌓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매장 직원으로부터 8만 7500달러 가격의 카누(canoe·노로 젓는 작은 나무배) 구입을 추천받았다고 한다.

버킨백 구매 자격이 주어져도 일 년에 최대 2개만 구입할 수 있고 자신이 원하는 색상의 백을 살 수 있단 보장도 없다. 이에 원하는 색상의 버킨백을 얻기 위해 3배 비용을 지불하더라도 리셀러 업체를 이용한단 설명이다.

에르메스의 차별적 판매 행태에도 버킨백의 인기는 식을 줄 모른다. 유명 인플루언서 킴 카다시안부터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도 드는 버킨백이다. 

WSJ은 "자신의 부를 과시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있어 자신의 지위를 상징하기에 버킨백보다 더 좋은 것은 없다"고 평가했다.

미 캘리포니아 주의 소비자 2명은 지난 3월 에르메스가 시장지배력을 활용해 끼워팔기를 하고 있다며 독점금지법 위반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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