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양학교 설립자 송훈의 시판(詩板), 일본에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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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영태 기자 = 일제강점기 독립운동가로 활약했던 송진우(宋鎭禹, 1890~1945)의 부친이자 담양학교 설립자 송훈(宋壎, 1862~1926)이 쓴 시판(詩板)이 일본에서 고국으로 돌아온다.

국가유산청은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과 19일 오전 10시 30분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 일본사무소에서 '조현묘각운(鳥峴墓閣韻)' 시판(詩板) 기증식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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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한국인 김강원 대표가 기증한 담양학교 설립자 송훈의 '조현묘각운(鳥峴墓閣韻)' 시판. 2024.6.19 [사진=국가유산청]

고하(古下) 송진우는 일제강점기 동아일보 사장으로 물산장려운동, 민립대학 설립운동, 브나로드 운동 등을 추진했으며, 신사참배와 학도병 권유유세와 같은 대일협력을 거부하며 항일 언론투쟁을 전개한 언론인·교육자·정치인·독립운동가다.

이번에 기증받은 '조현묘각운' 시판에는 송훈이 전남 담양군 창평면 광덕리에 있는 옛 지명인 '조현(鳥峴)'에 '묘각'을 새로 지은 것을 기념해 후손이 번창하길 축원하며 읊은 칠언율시가 적혀 있다. 바탕판과 테두리를 갖춘 전형적인 조선 후기 현판으로, 좌우 테두리에는 국화무늬를 그렸으며 상하 테두리에는 기하학적인 구름 문양을 배치했다.

시문의 끝에 적힌 '수죽 송훈이 삼가 쓰다(守竹宋壎謹稿)'는 내용을 통해 작자가 '수죽'이라는 호를 쓰는 송훈임을 알 수 있으며, '신평송씨대동보'에서 송진우의 부친 송훈의 호가 수죽(守竹)임을 확인할 수 있다.

'고하 송진우 평전(1990)'에 따르면 송훈은 신학문 수업의 중요성을 알리고자 사재를 털어 신식 학교인 담양학교를 설립했으며, 아들 송진우 역시 담양군 창평에 있는 영학숙(英學塾)에 보내어 신학문을 배우게 하는 등 선구적인 인물로 알려져 있다. '조현묘각운' 시판은 송훈이 담양군 '조현' 지역의 인사들과 교류하면서 쓴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기증은 시판 소장자이자 일본 도쿄에서 고미술 거래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김강원 대표가 지난해 국외재단으로 직접 연락해 기증 의사를 전달하면서 시작됐다. 김 대표는 지난 2022년에도 일본 유통 시장에 나온 한국 문화유산 '백자청화김경온묘지(白磁靑畵金景溫墓誌)'와 '백자철화이성립묘지(白磁鐵畵李成立墓誌)'를 발견하고 어떠한 보상이나 조건 없이 국내 기증한 바 있다.

국가유산청은 "김 대표의 세 번째 기증에 해당하는 이번 시판 기증은 독립운동가 송진우 부친의 작품을 일본에서 국내로 환수한다는 점, 소장자의 선의와 문화유산 환수에 관한 지속적인 관심, 그리고 현지 소장자와 국외재단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성사되었다는 점에서도 큰 성과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가유산청은 이번 기증식에서 김강원 대표의 공로를 기리기 위해 국가유산청장 명의로 된 감사패를 수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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