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 전시 내각 해체...중도파·극우파 압박 속 정책 변화 주목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지난 8개월간 하마스와의 전쟁 수행을 위해 구성했던 전시 내각을 17일(현지시간) 해체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전시 내각 공식 해체 결정을 내렸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이스라엘 정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전했다.
이스라엘 언론들은 네타냐후 총리는 향후 자문 그룹 등과 가자지구 전쟁과 관련한 중요한 사안을 검토하고, 최종적인 결정은 안보 내각의 추인을 받는 형식을 취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스라엘의 전시 내각은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의 기습 공격 직후 전쟁 수행을 위한 중요 결정을 내리기 위해 구성됐다. 네타냐후의 정적이자 중도 성향의 노선을 지닌 국가 통합당 베니 간츠 대표 등도 이에 참여하면서 거국 전시 내각 형식을 갖췄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사진=로이터 뉴스핌] |
그러나 간츠 대표는 네타냐후 총리의 강경한 소탕 작전과 가자지구 점령 계획 등을 놓고 갈등을 빚어왔고, 지난 9일 전시 내각 탈퇴를 발표했다. 같은 국가통합당 소속으로 전시 내각에 투표권이 없는 옵서버로 참여해 온 가디 아이젠코트 의원과 칠리 트로퍼 의원도 사직서를 냈다.
이들의 사퇴로 전시 내각 해체는 예정된 수순으로 전망됐다.
더구나 간츠 대표의 사퇴 발표가 있은 직후 극우 성향의 초강경파인 이타마르 벤-그비르 국가안보 장관은 자신을 간츠 대신 전시 내각에 포함시켜줄 것을 요구했다. 벤-그비르 장관 등 극우 강경파 세력은 하마스 세력의 완전한 제거를 위해 휴전도 반대하면서 네타냐후 총리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연립 내각에서 탈퇴할 수 있다고 압박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동안의 강경한 무력 진압 작전으로 인해 국제사회는 물론 이스라엘 내부에서조차 반대 여론이 고조되자 네타냐후 총리는 극우 강경파의 전시 내각 합류 대신 해체를 선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네타냐후 총리는 가자지구에서의 전쟁 목표 달성을 강조하면서도 최근 조 바이든 미국 정부가 주도하고 있는 하마스와의 3단계 휴전 협상안을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이에 따라 전시 내각 해체가 향후 휴전협상과 네타냐후 총리의 가자지구 정책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