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선 D-1] "경합주 인도계 미국인 선택이 변수...61%가 해리스 지지"
[방콕=뉴스핌] 홍우리 특파원 = 미국 대통령 선거 투표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경합지의 인도계 미국인 등 소수 민족 선택이 주요 변수가 될 것이라고 인도 일간지 마트루부미와 온라인 매체 퍼스트 포스트 등이 3일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인도계 미국인은 약 520만 명에 달한다. 맥시코계 미국인에 이어 미국에서 두 번째로 큰 이민자 집단이다. 이번 선거에 투표권을 가진 유권자는 약 260만 명으로 추산된다.
전체 유권자 대비 비중이 크지는 않지만 미시간주와 조지아주 등 경합 지역에 집중된 만큼 이들의 표가 이번 대선 결과를 결정하는 데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퍼스트 포스트 등은 분석했다.
알자지라에 따르면 인도계 미국인은 미시간과 조지아·펜실베이니아·노스캐롤라이나·미시간 등 지역에서 가장 큰 아시아계 미국인 집단이다. 펜실베이니아와 조지아에만 15만 명의 인도계 미국인이 거주 중이다. 이는 2020년 바이든 당시 민주당 후보가 이들 주에서 얻은 표보다 훨씬 많다.
인도계 미국인은 지금까지 친(親)민주당 성향이 짙었다. 이번 대선에서도 인도계 미국인 유권자들의 표심은 해리스 후보에 좀 더 쏠려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알자지라가 인용한 여론 조사 결과에 따르면, 조사에 참여한 인도계 미국인 응답자의 약 61%가 해리스 민주당 후보에 투표할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주로 해리스의 의료 및 경제 정책에 공감했다.
전체의 과반이 넘는 지지율이지만 이는 과거 선거 때보다는 낮아진 것이다. 해리스에 대한 지지율은 2020년 대선 당시 조 바이든 지지율보다 4%포인트 낮은 것이며, 민주당에 대한 지지율 역시 2020년의 56%에서 47%로 9%포인트 감소했다고 매체는 지적했다.
알자지라는 분석가들을 인용 "인도계 미국인 집단의 선호도에 변화가 생겼다"며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가 소폭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인도계 미국인 남성의 트럼프 선호도가 높다. 인도계 미국인 여성의 해리스 지지도는 67%로 평균치를 웃돌았지만 남성의 지지율은 이보다 낮은 53%를 기록했다.
트럼프의 교육·세금 정책이 인도계 미국인 남성의 공감을 이끌어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드류대학교의 상가이 미슈트라 국제관계학과 조교수는 "트럼프의 강경한 이민정책과 민족주의적 입장이 일부 인도계 미국인 유권자 사이에서도 공감을 얻을 수 있다"며 "(트럼프의) 이러한 입장은 주로 백인 유권자를 겨냥한 것이지만 소수 민족 남성 유권자 사이에서도 지지를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가자지구 전쟁 역시 인도계 미국인들의 표심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 행정부가 이스라엘을 지원해 온 가운데, 젊은 인도계 미국인들이 가자지구에 대한 민주당의 입장에 불편함을 느끼고 있다고 알자지라는 지적했다.
이와 함께 트럼프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의 우정을 강조한 것도 요인이다. 트럼프는 힌두교 최대 축제인 디왈리였던 지난달 31일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방글라데시에서 일어나고 있는 힌두교도 등에 대한 야만적인 폭력을 강력히 비난한다"며 "내가 지켜보는 동안에는 절대 일어나지 않았을 일이다. 해리스와 조는 전 세계와 미국에서 힌두교도를 무시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나의 정부에서는 인도와 나의 좋은 친구인 모디 총리와의 위대한 파트너십을 강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카네기 재단의 남아시아 프로그램 책임자인 바이슈나브는 "외교 정책은 인도계 미국인에게 중요할 수 있지만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 미국과 인도의 공동 성장에 대해서는 공감한다"며 "선거에 있어 결정적인 이슈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지난 9월 10일(현지시간) 대선 토론에 참석한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왼쪽)과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오른쪽).[사진=로이터 뉴스핌] 2024.09.25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