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월즈 지명으로 '내부 화합·중서부 공략· 트럼프 견제'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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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러닝메이트 후보를 놓고 고심해오던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선택은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였다.

해리스 부통령은 6일(현지시간) 그의 지명을 발표하면서 "팀 월즈에게 내 러닝메이트가 되어 달라고 부탁했음을 자랑스럽게 발표한다"면서 "주지사이자, (풋볼) 코치, 교사, 퇴역 군인으로서 그는 그의 가족과 같은 '노동자 가정'을 위해 성과를 내왔다. 그가 우리 팀이 된 것은 위대한 일"이라고 밝혔다.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맞서 오는 11월 대선 승리를 노리는 해리스 부통령은 '친근한 아저씨' 월즈 주지사를 선택하면서 민주당 지지층 결집과 중서부 격전지 공략 및 트럼프 견제라는 효과를 기대한 것으로 풀이된다.

당초 민주당 안팎에서 유력한 부통령 후보는 조시 셰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지사가 거론됐다.

셰피로는 경합주 중에서도 가장 많은 19명의 선거인단이 걸린 펜실베이니아주에서 법무장관과 주지사를 거치면서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는 점에서 우선 고려대상이었다.

하지만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5일 유대계인 셰피로 주지사가 친이스라엘 행보를 보여온 것에 대해 민주당의 팔레스타인 지지파와 진보 그룹이 강력히 제동을 걸고 있고, 이로 인해 민주당이 분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상승세를 타고 있는 해리스 부통령으로서는 셰피로 주지사를 선택해 굳이 당내 지지층 분란을 만들고 싶지 않았던 것으로 읽힌다. 해리스 부통령의 남편인 더글러스 엠호프가 유대계라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반면 월즈 주지사는 전국적인 인지도는 낮아도 당 안팎에서 두루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그는 중도적 색채를 띠면서도 민주당의 진보적 어젠다를 충실히 소화해왔다.

그의 러닝메이트 지명 소식에 당내 중도파로 분류되는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부터 급진 소장파의 대표 주자인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하원의원에 이르기까지 이구동성으로 환영 입장을 발표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밖에 11월 대선 승리를 위해 반드시 확보해야 할 러스트 벨트(rust belt, 미국 오대호 주변의 쇠락한 공업지대) 공략의 교두보 역할을 월즈 주지사에게 맡길 것으로 분석된다.

미네소타주는 최근 선거에서 민주당의 우세 지역으로 분류된다. 하지만 월즈 주지사는 지난 2006년 공화당이 우세한 농촌 지역에 출마해 공화당 현역 의원을 꺾은 뒤 내리 6선을 하면서 백인 서민층 유권자를 상대로 한 득표력을 입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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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오른쪽)이 러닝메이트로 지명한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2024.08.07 [email protected]

월즈 주지사가 '백인 시골 아저씨' 이미지가 강하기 때문에 미국의 첫 흑인 아시아계 여성 대통령에 도전하는 해리스 부통령을 보완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마크 포칸 민주당 하원의원은 이와 관련, "백악관으로 가는 길은 중서부를 관통하며, 미네소타 주지사보다 이를 더 잘할 사람은 없다"며 월즈의 러닝메이트 지명을 환영했다.

워싱턴포스트(WP)도 "노련한 주지사 경험을 지닌 월즈를 선택한 것은 위스콘신과 미시간 등 경합주를 해리스 부통령이 얼마나 비중을 두고 있는지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월즈 주지사는 이와 함께 대선 과정에서 카멀라 부통령의 '방패와 창' 역할을 동시에 수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공화당은 해리스 부통령을 '과격한 진보 정치인'이라고 집중 공격하고 있다. 해리스 선거 캠프는 중도적 정치 성향도 함께 보여준 월즈 주지사가 이 같은 이념 공격을 방어해줄 것으로 보고 있다.

월즈 주지사는 이와 동시에 중산층 이미지와 일반 유권자와의 뛰어난 소통 감각을 내세워 '트럼프 저격수'로 각광받고 있다.

그는 최근 방송에 출연해 "그냥 이상하다"(just plain weird)라는 평범한 말로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J.D. 밴스 부통령 후보를 비판했는데, 이는 민주당은 물론 일반 유권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불러일으켰다.

해리스 선거 캠프와 민주당 지지층들은 노련한 월즈 주지사가 트럼프 전 대통령과 J.D. 밴스의 독설에 맞설 공격수로 제 몫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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