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증시, 미국發 경기 불황 공포에 휩싸이며 일제히 하락… 기술주 6.1%↓
[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2일(현지 시간) 유럽 주요국 증시가 일제히 큰 폭으로 하락했다. 미국의 예상치 못한 고용 지표 발표가 촉발한 불황의 공포가 전 세계에 휘몰아친 가운데 유럽 각국의 모든 주식시장이 크게 동요하는 모습이었다.
범유럽 지수인 STOXX600 지수는 이날 전장보다 13.98포인트(2.73%) 하락한 497.85에 장을 마쳤다. 하루 낙폭으로는 지난 2022년 12월 이후 최악을 기록했다. 이 지수가 500 이하로 떨어진 것도 지난 4월 이후 처음이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지수는 421.83포인트(2.33%) 떨어진 1만7661.22에,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40 지수는 118.65포인트(1.61%) 하락한 7251.80으로 마감했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100 지수도 108.65포인트(1.31%) 내린 8174.71에 장을 마쳤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권거래소.[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날 유럽 시장도 미국의 악화된 고용 지표가 몰고온 폭풍을 피할 수 없었다. 미국 비농업 부문의 신규 고용은 예상치를 크게 밑돌았고, 실업률은 전달보다 0.2%포인트 높은 4.3%를 기록해 3년여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그러자 중국에 이어 미국도 경기가 빠르게 식는 것 아니냐는 불안과 우려가 빠르게 퍼졌다.
모든 섹터들이 하락세를 보였는데, 특히 기술주는 6.1% 추락해 지난 2020년 10월 이후 하루 기준 최대 낙폭을 보였다. 또, 금융서비스과 은행 섹터가 각각 5.22%, 4.35% 떨어져 전체적인 지수를 함께 끌어내리는 역할을 했다. 유럽중앙은행(ECB)과 영란은행, 스위스 중앙은행 등의 잇따른 기준금리 인하가 이들 섹터의 수익성 전망에 타격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금리가 하락하면 금융과 은행 업종은 주요 수입원인 이자 마진이 줄어들 수 밖에 없다.
수 많은 기업들이 곤두박질하는 주가로 애를 태웠지만 이에 아랑곳없이 상승 기류를 타는 기업들도 있었다. 꾸준한 배당과 안정적인 수익을 제공하는 기업들이었다. 대표적인 글로벌 소비재업체인 유니레버와 네슬레, 제약업체인 아스트라제네카와 사노피 등은 이날도 주가가 0.3~1.3% 상승했다. 프랑스의 보험사 악사(AXA)도 글로벌 투자은행인 BNP파리바가 악사의 투자 관리 부문을 51억 유로(약 7조5800억원)에 인수하기 위해 독점 협상을 진행 중이라는 발표가 나온 이후 1.4% 상승했다.
야누스 헨더슨 인베스터의 미국 포트폴리오 구성·전략 책임자인 라라 캐슬턴은 "(앞으로 당분간) 경제 성장과 관련된 공포는 계속될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주식 매도는 정상적인 반응이며, 투자자들은 기업 실적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7월 스위스의 연간 물가상승률은 1.3%로 안정세를 유지, 다음달 스위스 중앙은행이 또 한번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키웠다고 로이터 통신은 보도했다. 앞서 스위스는 지난 3월과 6월 두 차례 금리를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