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에서 엠폭스 다시 창궐, 국제사회 긴장… 올 들어 1만5000건 발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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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지난해 국내에서도 100명이 넘는 감염 환자를 발생시켰던 엠폭스(MPOX·옛 명칭 원숭이두창)가 아프리카 지역에서 다시 창궐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아프리카 지역을 여행하는 사람들은 큰 주의가 필요할 전망이다.

아프리카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진 카세야 사무총장은 8일(현지 시간) "최근 엠폭스 감염 사례가 급증하고 있고, 국경을 넘어 여러 나라로 퍼지고 있다"며 "이 질병이 또 다른 팬데믹으로 발전하지 않도록 아프리카연합(AU)의 모든 회원국과 함께 확산 방지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아프리카 대륙에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아프리카연합은 아프리카 대륙 55개 국가가 회원으로 가입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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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18일(현지 시간) 아프리카 공고민주공화국의 한 치료소에서 간호사가 엠폭스 감염이 의심되는 어린이에게서 샘플을 채취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아프리카 질병통제예방센터에 따르면, 지난주에만 아프리카 대륙에서 887건의 엠폭스 확진 또는 의심 사례가 보고됐다. 이로써 올 들어 확진(의심 사례 포함) 판정을 받은 경우는 총 1만5132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160% 늘어난 수치이다. 이중 461명이 사망, 치명률이 3%에 달했다. 통상 엠폭스의 치명률은 1.3% 정도로 알려져 있는데, 최근 아프리카 상황은 이보다 더 심각한 상태인 것이다 지난 2019년 말 발생해 전 세계를 휩쓸었던 코로나 바이러스의 전 세계 평균 치명률은 약 1% 정도였다.

카세야 사무총장은 "콩고민주공화국을 포함해 지금까지 총 16개 국가에서 감염 사례가 보고됐다"며 "이중 부룬디와 케냐, 르완다, 우간다 등은 사상 처음으로 발병 사례를 보고했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나라로의 확산은 이 질병의 확산을 억제하기 위해 집단적이고 협력적인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보건기구(WHO) 등 국제사회도 아프리카 지역의 엠폭스 확산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지난 7일 "아프리카 지역의 엠폭스 상황에 대해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해야 할지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긴급 위원회를 소집했다"고 발표했다. 로이터 통신은  "미국도 콩고민주공화국의 엠폭스 확산과 관련 두번째 보건 경보를 발령했다"고 말했다. 

국제사회는 엠폭스의 변종 바이러스 출현에 잔뜩 긴장하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 5월 과학자들은 콩고민주공화국에서 독성이 더 강하고 전염성도 높은 새로운 변종 바이러스가 발견됐다고 보고했다. 카세야 사무총장은 "아프리카에서만 1000만 회 분량의  백신이 필요하지만 현재 공급량은 20만 회에 불과하다"며 "백신 부족으로 엠폭스 확산 방지 노력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엠폭스는 동물과 사람 사이에 서로 전파되는 바이러스로 발병한다. 발열과 두통, 근육통, 오한, 피로감 등 초기 증상을 보이다 1~4일 후 피부에 수포 등 발진 증상이 나타난다. 발진은 얼굴에서 시작돼 온몸으로 퍼진다. 감염 후 2~4주 만에 대부분 낫지만, 중증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

엠폭스는 1958년 처음 발견됐고, 1970년에는 첫 사람 감염 사례가 보고됐다. 서아프리카에서 유행하던 풍토병이었는데, 2022년 5월 유럽과 북미 지역으로 퍼졌다. 당시 전 세계 70여개국에서 확진 사례가 나오면서 국제 비상사태가 선포됐다. 두창과 증상이 비슷해 '원숭이두창'으로 불렸다가 인종·지역 차별 우려 때문에 엠폭스로 명칭이 변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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