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선거' 논란 베네수엘라, 전국적 항의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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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박공식 기자 = 베네수엘라 대통령 선거에서 니콜라스 마두로 현 대통령의 당선이 발표된 뒤 야권이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고 29일(현지시간) 전국적으로 항의 시위가 벌어졌다.

시위자들은 베네수엘라 전역과 카라카스 대통령궁 근처에서 항의 시위를 벌였다. 항의 시위는 20개 주에서 187차례 이어졌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카라카스 중심 지역에는 수천 명의 시민들이 모여 미라플로레스 대통령궁 쪽으로 행진했다. 시민들은 마두로 대통령의 포스터를 찢거나 불에 태우고, 타이어와 자동차, 쓰레기더미 등에 불을 붙이며 대선 결과에 강하게 반발했다. 냄비와 프라이팬 등을 두드리는 중남미 특유의 항의 방식인 카세롤라소(cacerolazo) 시위도 목격됐다

마두로 대통령은 저녁 국영TV를 통해 돈을 받은 시위자들이 선거 사무소를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블라디미르 파드리노 국방장관은 2014년, 2017년, 2019년의 상황이 재현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당시 반정부 시위 과정에서 수백 명이 사망했다.

베네수엘라 야당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는 28일 선거에서 야당이 총투표의 73.2%를 득표했다고 주장하고 재검표를 요구했다. 앞서 선거관리위원회는 현직 마두로 대통령이 당선됐다고 공포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3연임에 성공하며 통치 기간을 2031년까지 연장할 수 있게 됐다. 야권은 선관위가 개표 결과를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야당이 주장하는 개표 결과 따르면 마두로 대통령이 275만표, 경쟁자인 전직 외교관 곤잘레스 우루티아가 627만표를 득표했다. 이는 선관위 개표 결과와 큰 차이가 난다. 선관위는 마두로 후보가 515만표, 곤잘레스 후보가 445만표를 득표했다고 발표했다.

카라카스 인근 엘 발레와 마라카이시에서는 경찰이 최루 가스를 발사하고 시위자들이 바르키시메토의 대로를 차단 점거했다. 팔콘주 주도인 코로에서 시위대가 마두로의 멘토인 유고 차베스 전 대통령 동상을 무너뜨렸다.

국제사회의 비판과 우려도 이어지고 있다. 바이든 정부는 선거 조작을 했다며 베네수엘라 정부를 비난했다. 브라질과 유럽연합은 선거 데이터를 투명하게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선거 참관단을 보낸 미국의 비영리단체 카터센터는 선거관리위원회가 즉각 투표소별 개표 결과를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개표 검표인들은 각개 투표 집계기의 개표 기록을 복사할 권리가 있으나 야당은 일부 검표인들이 후속 검표를 못하게 막았고 일부 지역에서는 집계표가 기록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선관위는 자정이 지난 시점 마두로 후보가 51%를 득표했다고 밝혔다. 잠시 후 유효 투표의 다수를 얻은 마두로 후보가 당선됐다고 공포했다.

출구 조사에서는 곤잘레스 후보가 65% 득표하고 마두로 후보가 14%~31% 지지를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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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베네수엘라 카라카스에서 시위대의 대선 결과 발표 항의 시위 중 경찰 오토바이가 불타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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