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중 강경파 伊 총리도 방중, 車공장 유치에 사활
[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유럽 내 대표적인 반중 정치인으로, 지난해 일대일로(중국의 육상 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 탈퇴를 주도했던 이탈리아의 조르자 멜로니 총리가 2022년 취임 이후 처음으로 중국을 찾았다. 멜로니 총리는 비교적 긴 시간인 5일 동안 중국에 머무를 예정이며, 적극적인 중국과의 관계 개선 행보를 보이고 있다.
멜로니 총리는 27일 오후 베이징에 도착했다. 28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리창(李强) 총리와 회담을 진행했다. 이어 29일에는 시진핑(習近平) 주석과 정상회담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 밖에도 방중 기간에 자오러지(趙樂際) 전국인민대표대회 상임위원장과도 면담할 계획이다. 멜로니 총리는 방중 기간 동안 중국의 주요 정치인들을 두루 만나며 그동안 소원했던 양국 관계를 다시금 발전시켜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멜로니 총리는 중국의 신에너지 자동차 공장 유치 등 경제 협력 현안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28일 리창 총리는 멜로니 총리와의 회담에서 "시진핑 주석이 멜로니 총리와의 회담에서 양국 발전의 청사진을 제시할 것"이라며 "중국은 양국의 우호 전통을 계승해 교류와 협력을 전면적으로 추진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이어 "선박 제조, 항공우주, 신에너지, 인공지능 등 영역에서 협력을 심화해 나가자"며 "이탈리아가 이탈리아에 진출하는 중국 기업에 안전하고 차별 없는 비즈니스 환경을 제공하며, 중국인의 이탈리아 방문에 더 많은 편의를 제공하기를 희망한다"고 발언했다.
멜로니 총리는 "중국 측과 경제, 투자, 공업, 과학기술 인문 등의 분야에서 실용적인 협력을 심화시키고, 더욱 긴밀한 협력 관계를 구축해 나갈 것"이라며 "이탈리아는 EU와 중국의 보다 안정적인 협력 관계 구축을 위해 적극적인 역할을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대화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자동차 공장 유치가 총리 회담의 주요 의제였을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이달 초 아돌프 우르소 이탈리아 산업부 장관이 중국을 방문해 중국의 자동차 기업 중역들을 면담했다. 우르소 장관은 중국의 완성차 업체인 둥펑(東風)자동차, 체리 자동차의 경영진을 만났으며, 궤도 차량 업체인 중청(中城)공업그룹과 자동차 부품 업체인 웨이차이(潍柴)의 경영진도 만났다. 당시 우르소 장관은 "협상에 진전을 거뒀다"고 평가한 바 있다.
둥이판(董一凡) 중국현대국제관계연구원 연구원은 "멜로니 총리는 중국과의 교류 강화를 통해 이탈리아 경제에 활력을 주입하려 하고 있다"며 "특히 이번 방중 기간에 중국의 전기차 업체를 이탈리아로 끌어들이려는 적극적인 행보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멜로니 총리의 이 같은 움직임은 EU의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 부과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EU는 이달 초 중국 전기차에 17.4%~37.6%의 추가 관세를 부과했으며, 오는 10월 투표를 통해 관세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기권 혹은 반대국가가 많을 경우 추가 관세 부과안은 백지화된다.
현재 이탈리아는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안에 찬성하는 입장이지만, 만약 이탈리아가 중국 자동차 공장 유치에 성공하면 입장이 변화할 수 있다.
리창 중국 총리와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28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신화사=뉴스핌 특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