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폴란드에 탐지거리 1000㎞ 방공 시스템 가동… 러시아 미사일 한 눈에
[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미군이 13일(현지시간) 동유럽 폴란드 북부에서 새 방공망 기지 운영에 돌입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이지스 어쇼어(Aegis Ashore)'라고 불리는 이 방공망은 미 해군 순양함·구축함에 장착된 이지스 방어 시스템을 육지 버전으로 개조한 것이다. 이지스 레이더는 최대 1054㎞ 떨어져 있는 항공기·미사일을 탐지할 수 있고, 동시에 900여개의 목표물을 추적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3일(현지시간) 폴란드 북부 레드지코보에서 미군 '이지스 어쇼어' 방공 기지가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레이더가 제대로 작동한다면 러시아 본토에서 발사되는 미사일을 초기부터 탐지·추적할 수 있게 된다. 레이더가 설치된 곳에서 가장 가까운 러시아 국경까지는 거리가 약 720㎞ 정도이다. 폴란드와 러시아 본토가 가장 가까운 곳의 거리는 약 370㎞에 불과하다.
특히 폴란드와 리투아니아 사이에 있어 유럽에겐 비수 같은 역할을 하는 러시아의 역외 영토 칼리닌그라드에서의 공격 행위를 차단하는데 상당한 역할을 할 가능성도 크다.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은 이날 "미군이 기지에 영구 주둔한다는 것은 지난 1989년까지 공산주의 국가였던 폴란드가 더 이상 러시아의 영향권 안에 있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미국은 폴란드 안보의 보증인"이라고 말했다.
통신에 따르면 이날 폴란드 북부 발트해 연안 레드지코보 마을에서 미군의 이지스 어쇼어 방공망 기지가 문을 열었다. 이지스 어쇼어는 미국이 러시아·중동 등 주변 적대 세력으로부터 유럽을 보호하기 위해 첨단 방공 시스템을 구축하는 프로젝트이다.
지난 2009년 9월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발표한 유럽 미사일 방어 통합계획 '유럽 단계별 탄력적 접근전략(EPAA)'에 따라 중·단거리 미사일 공격에 대한 방어망을 구축하고 있다. 지난 2016년 루마니아에서 첫 유럽 이지스 어쇼어 기지가 가동을 시작했다.
폴란드와 루마니아에 설치된 이지스 어쇼어 방공망은 스페인 로타 항구에 있는 미 해군 이지스 구축함과 터키 쿠레치크에 있는 조기경보레이더 등과 연동돼 입체적인 방공망을 구축하게 됐다.
이지스 어쇼어는 미 해군의 이지스 함정들이 갖고 있는 방공 시스템을 그대로 옮겨 놓았다. 첨단 AN/SPY1 레이더와 SM-3 요격미사일, MK-41 수직발사대 등을 갖췄다.
러시아는 강하게 반발했다. 러시아 대통령실인 크렘린궁은 "미국이 군 시설을 러시아 국경에 가까운 곳으로 옮겨 러시아를 봉쇄하려는 시도"라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는 이 기지가 순전히 방어용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