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피격 후 첫 인터뷰..."주먹 번쩍 든 건 괜찮다 알리려고"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올해 미국 대선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총기 암살미수 사건으로부터 생존한 다음 날인 14일(현지시간) 가진 첫 언론 인터뷰에서 피격됐을 당시 자신이 주먹을 번쩍 든 이유를 밝혔다.
이날 보도된 미 보수 성향 매체 워싱턴이그재미너 인터뷰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13일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서 한 유세 집회에서 총격으로 한쪽 귀를 다치고 치료받은 다음 날인 이날 뉴저지주 베드민스터에서 공화당 전당대회 개최지인 위스콘신주 밀워키행 전용기에 탑승하는 과정에서 이뤄졌다.
13일(현지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유세 도중 총격을 받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경호원에 둘러 싸인 채 주먹을 쥐어보이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트럼프 전 대통령이 피격 후 언론 매체와 인터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전날 총격 순간을 회상하며 당시 자신은 연설 중 참고 자료가 띄워진 화면으로 고개를 돌렸기에 가까스로 살 수 있었다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제 막 실감이 나는 것 같다"며 "나는 (유세에 참석한) 청중에게서 눈을 떼는 일이 거의 없다. 그 순간에 그렇게 하지 않았다면 오늘 우리가 대화를 나누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 비밀경호국 요원들이 그를 부축해 무대에서 대피시키려고 할 때 귀를 다쳐 얼굴에 피가 흐르는 와중에도 군중을 향해 주먹을 번쩍 들어 보이며 "싸웁시다"(Fight)를 연호한 그의 모습이 전 세계적으로 큰 인상을 남긴 가운데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당시 그렇게 한 결정은 사람들에게 "괜찮다"(OK)고 알리기 위해서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은 계속 나아갈 것이고 우리는 전진할 것이며 우리는 강하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을 오는 11월 대선 후보로 공식 선출하는 공화당 전대가 15일부터 18일까지 밀워키에서 열린다.
그는 전대 마지막 날인 18일에 대선 후보직을 공식 수락하고 수락 연설을 할 예정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 피격 사건 후 연설문을 새로 썼다고 밝혔다. 기존 연설은 조 바이든 행정부 정책에 초점을 맞춘 것이었다면 새롭게 쓴 연설문은 "나라 전체와 세계 전체가 함께 뭉칠 기회"가 될 것이며 "이틀 전과 크게 다른 연설이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어 그는 자신의 연설이 "역사의 요구에 부합하는 연설이 될 것"이며 "이는 우리나라를 하나로 모을 기회이고 나에게 그런 기회가 주어졌다"고 덧붙였다.
같은 날 보도된 또 다른 보수 성향 매체 뉴욕포스트와 인터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죽을 뻔했다"면서 "(펜실베이니아주 현지 병원) 의사가 이런 일을 겪은 적이 없다고 했다. 기적이라고 했다"고 알렸다.
그러면서 "나는 여기에 있어선 안 될 사람이다. 나는 죽었어야 할 사람"이라며 자신이 불법이민자 관련 수치 차트를 보기 위해 고개를 스크린 쪽으로 돌리지 않았다면 치명적이었을 것이라고 회상했다.
그는 자신을 보호한 미 비밀경호국 요원들에 대한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일각에선 비밀경호국 요원들이 사전에 참사를 막지 못했고 대응이 더뎠다는 비판이 나오는 가운데 트럼프 전 대통령은 총성이 울리자 이들 요원이 자신에게 신속히 다가와 커버했다고 알렸다.
그러면서 자신이 일어나며 신발을 찾은 이유가 "요원들이 내 위를 감쌀 때 너무 세게 덮쳐서 신발이 벗겨졌다. 내 신발은 꽉 끼는 편인데도 말이다"라며 비밀경호국 요원들을 치하했다.
성조기를 배경으로 주먹을 들어 보일 때 찍힌 사진이 전 세계에 큰 인상을 남긴 것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들은 나에게 여태까지 본 사진 중에 가장 상징적(iconic)이라고 말한다"며 곧이어 "그들 말이 맞다. 상징적인 사진으로 평가받으려면 보통 죽어야 하지 않느냐"며 농담하는 여유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