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앞에서 총 들고 지붕 오르는데 비밀경호국 뭐했나" 비난 고조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유세 도중 단 150m 떨어진 인근 옥상에서 총격을 받은 것은 명백한 경호 실패라는 비난이 고조되고 있다.
13일(현지시각)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서 열린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집회에서 총격을 가한 범인은 집회에서 약 150m 떨어진 농장 옥상에서 트럼프를 겨냥해 발포했다.
저격 몇 분 전 용의자가 소총을 들고 공장 옥상으로 기어올라가는 모습이 청중들에 목격됐지만 경호팀은 이를 사전에 막지 못했고, 트럼프 전 대통령을 향한 발포가 이뤄진 뒤에 용의자는 경호원들의 총에 맞아 숨졌다.
비밀경호국은 현직 및 전직 대통령을 보호하는 임무를 맡으며, 국토안보부에 소속되어 있다.
미국 대통령이나 대통령 후보 유세장에서는 총기 소지 여부가 단속된다.
구글이미지로 본 총격범 위치와 트럼프 유세 위치 [사진=구글이미지/NBC재인용] 2024.07.15 [email protected] |
하지만 이날 총기 장비를 완벽히 갖춘 저격수가 대선 후보와 단 150m 떨어진 건물 지붕 위로 기어올라가는 일을 경호국이 차단하지 못한 것은 명백한 경호 실패라는 비난이 고조되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자신의 엑스를 통해 "비밀경호국이 (총격을 막지 못한 것은) 무능하거나 고의적이었다"면서 어느 쪽이든 비밀경호국 지도부는 사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총격범이 숨어 있던 건물 영상과 함께 "왜 이렇게 뻔한 시야가 (비밀경호국 요원에게) 확보되지 않았을까?"라며 의구심을 제기한 게시물을 인용한 뒤 "내 말이 바로 그것(Exactly)"이라고 적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공화당 소속인 마이크 존슨 하원 의장은 킴벌리 치틀 비밀경호국 국장과 국토안보부 및 FBI 관계자를 가능한 한 빨리 하원 해당 위원회에 청문회에 출두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공화당 대변인도 "하원이 전면적인 조사를 실시할 것"이라며 "미국 국민은 진실을 알 자격이 있다"고 밝혔다.
공화당은 또 비밀경호국을 산하에 둔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국토안보부 장관이 반복되는 경호 강화 요청을 묵살했다면서 이번 사건의 책임을 바이든 행정부로 돌렸다.
마이크 왈츠 공화당 하원의원은 엑스에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호 강화 필요성을 강력하게 요청한 반복적 요구가 있었다는 확실한 정보를 가지고 있다"며 "이를 마요르카스 장관이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앤서니 굴리엘미 비밀경호국 대변인은 엑스에 글을 올려 트럼프 전 대통령측의 경호 강화 주장을 묵살했다는 관측은 완전히 잘못된 것이라며 "비밀경호국은 유세 일정에 맞춰 보호 자원 및 기술, 역량 지원을 추가했다"고 반박했다.
FBI 펜실베이니아 피츠버그 사무실을 책임지는 케빈 로젝도 회견에서 "FBI가 추가적인 안보 요청을 거부한 사례가 없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TV 연설에서 트럼프에게 이미 강화된 수준의 보안이 제공되고 있다면서, "비밀경호국에 모든 자원, 능력 및 보호 조치를 제공하도록 일관되게 지시해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