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피디아, 인도서 법적 분쟁..."언론 자유 위축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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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콕=뉴스핌] 홍우리 특파원 = 온라인 백과사전 위키피디아가 인도에서 법적 분쟁에 휘말렸다. 소송 결과가 위키피디아 같은 온라인 백과사전의 인도 내 운영 방식에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언론 자유 침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영국 BBC가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인도 최대 통신사 아시안 뉴스 인터내셔널(Asian News International·ANI)은 최근 위키피디아를 운영하는 '위키미디어 재단'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위키피디아가 ANI에 대해 "현 인도 정부의 선전 도구"이고 "가짜 뉴스 사이트의 자료를 퍼뜨린다"고 설명함으로써 명예를 훼손했다며, 해당 페이지를 삭제할 것과 함께 2000만 루피(약 24만 달러, 약 3억 2800만원)의 배상금을 요구했다.

그러나 위키미디어 재단은 위키피디아의 콘텐츠는 전적으로 자원봉사자들에 의해 관리되고, 재단은 이를 통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재단은 기술적 인프라만 제공할 뿐 위키피디아의 콘텐츠를 관리하는 자원봉사자들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며, 커뮤니티 중심의 플랫폼이긴 하지만 강력한 사실 확인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델리 법원은 지난 8월 위키피디아에 논란이 된 내용을 올린 사람이 누구인지 공개할 것을 명령하며 이에 따르지 않을 경우 웹사이트를 폐쇄하겠다고 했다.

재판이 아직 진행 중인 가운데 위키피디아가 해당 내용 편집자에 대한 기본 정보를 비공개로 제출하기로 했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정보를 제출할 것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지난주, 델리 법원은 문제의 콘텐츠가 법적 절차에 영향을 미친다면서 삭제를 명령했고, 위키미디어 재단 측은 해당 페이지를 폐쇄했다.

위키피디아 영문판 페이지가 삭제된 것은 이번이 첫 사례일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위키미디어 재단이 2012년부터 발간한 투명성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약 5500건의 콘텐츠 삭제 및 변경 요청이 있었지만 대응에 나선 것은 10건 미만에 불과하며, 그중에서도 영어 페이지 관련은 한 건도 없었다.

매체는 이번 소송으로 위키피디아 같은 매커니즘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소송 결과가 플랫폼의 중립적인 정보에 대한 사람들의 접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도 평가했다.

기술 전문 평론가인 니킬 파와는 "이번 재판 결과에 따라 점점 더 많은 사람들과 기업들이 위키피디아 편집 방식에 간섭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술법률 전문가 미시 초드하리는 "이번 재판이 위키피디아 편집자들로 하여금 진실된 내용을 쓰는 것을 주저하게 만들어 언론의 자유가 위축될 수 있다"면서 "재판 결과가 위키피디아에 불리하게 나온다면 인도 사회는 공정한 정보에 대한 접근이 막혀 피해를 보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위키미디어 재단이 문제의 콘텐츠를 삭제한 것에 대해 "언론 보도 내용을 정리해 올린 페이지를 삭제한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비판하고 있다고 매체는 덧붙였다.

한편 위키피디아는 인도 외 여러 나라에서 논란의 대상이 돼 왔다.

BBC에 따르면, 위키피디아는 최소 13개국에서 다양한 형태의 검열에 직면했다. 중국은 2019년에, 미얀마는 2021년에 위키피디아를 금지했고, 러시아 당국은 정부를 비판하는 위키피디아의 여러 페이지를 차단하면서 이를 방치했다는 이유로 위키미디어 재단에 벌금을 부과했다.

파키스탄은 위키피디아가 '모욕적인 내용'을 삭제하지 않았다며 3일간 사이트 접속을 차단한 바 있으며, 튀르키예 또한 위키피디아가 정부를 비판하는 기사 내용을 삭제하지 않자 2017년 4월 접속을 차단했다 2020년 해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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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바이두(百度)] 온라인 백과사전 위키피디아 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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