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獨 방산업체 CEO 암살 음모 저지… 러시아 배후 지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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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미국의 정보기관이 올해 초 독일의 방산업체인 라인메탈의 최고경영자(CEO) 아르민 파퍼거를 암살하려던 러시아의 계획을 사전 적발해 좌절시켰다고 미국 CNN 방송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암살 정보는 즉각 독일로 전달됐고, 독일의 보안당국이 파퍼거에 대한 신변보호 조치를 대폭 강화했다고 한다. 유럽 내 최대 방산업체 중 하나인 라인메탈은 우크라이나에 대량의 무기·장비를 공급하고 있다. 이 때문에 파퍼거는 러시아에 '눈엣가시' 같은 존재였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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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민 파페거 라인메탈 CEO [사진 = 라인메탈 홈페이지 뉴스핌]


외신에 따르면 최근 몇 달 새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거나 옹호하는 기업과 주요 인물에 대한 공격을 강화하고 있다. CNN은 미국·유럽 정보 담당자들을 인용해 "파퍼거 제거 계획은 유럽 여러 국가의 방산업체 임원을 죽이려는 러시아 정부의 여러 계획중 하나였다"면서 "특히 이번엔 그 모든 음모 중 가장 진전된 단계에 있었다"고 보도했다. 독일 정부는 파퍼거를 보호하기 위해 올라프 숄츠 총리에 버금가는 보호 조치를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 서부 도시 뒤셀도르프에 본사를 두고 있는 라인메탈은 유럽은 물론 세계에서 손꼽히는 대형 방산업체이다. 전차와 보병전투차량, 포탄, 소총 등을 생산한다. 특히 포병전으로 치닫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가장 수요가 많은 155㎜  포탄을 생산·공급하는 핵심 기업이다. 독일 주간지 슈피겔은 "라인메탈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한 이후 생산을 크게 늘렸다"면서 "우크라이나에 군사 장비와 탄약을 공급하는 최대 업체 중 하나"라고 말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2022년까지만 해도 연간 7만발 정도의 포탄을 생산했던 라인메탈이 내년에는 70만발을 생산할 계획"이라고 했다. 라인메탈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사세(社勢)가 일취월장하고 있다. 작년 이 회사가 받은 주문은 전년보다 44% 늘어난 380억 유로였고, 이익은 10억 유로에 달했다.

라인메탈은 우크라이나 현지 공장을 늘리는 등 향후 더욱 공격적인 경영에 나설 계획이다. 이 회사는 지난 4월 우크라이나에 최대 4곳의 무기 생산 공장을 설립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들 공장은 포탄은 물론 장갑차 등 군용 차량과 대공 무기 등을 생산할 것으로 알려졌다. 파퍼거 CEO는 "라인메탈이 우크라이나 서부에서 '아주 빨리' 155mm 포탄 생산을 시작할 것"이라며 "F-35 전투기용 탄약과 부품을 생산하는 공장도 내년에 가동될 것"이라고 말했다.  슈피겔은 "(라인메탈이 공언한) 이들 공장들이 이번 파퍼거 암살 음모의 주요 원인"이라고 말했다. 

유럽 각국은 경각심을 높이고 있다. 러시아가 유럽 곳곳에서 방화와 파괴, 폭탄 테러, 요인 암살 등 공격 행위를 감행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옌스 스톨텐베르크 나토(NATO) 사무총장은 "러시아의 첩보조직은 나토 동맹국에 대한 다양한 유형의 적대적인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며 "이는 우크라이나를 지원하지 못하도록 나토 동맹국을 위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리고 있는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있는 독일 외무장관 아날레나 베어보크는 "우리 유럽인들은 최선을 다해 스스로를 보호해야 하며, 절대 순진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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