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플랫폼법 제정 재시동…EU·일본 등 주요국 규제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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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스핌] 백승은 기자 = 공정거래위원회가 '플랫폼공정경쟁촉진법(플랫폼법)' 제정을 재추진하고 있다.

플랫폼업계의 강한 반발에 지난 2월 일단 보류했지만, EU와 일본이 플랫폼법을 도입한데 이어 호주와 인도 등 주요국들이 속속 입법에 나서자 우리 정부도 다시 입법을 추진하고 나선 것이다.

◆ 지난 2월 총선 앞두고 일단 보류…'사전지정제' 빼고 재추진

4일 공정위와 플랫폼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플랫폼법 입법을 재추진하고 있다. 지난 2월 입법 추진을 일단 보류한 이후 법안을 손질해 재추진하고 있다.

공정위가 추진하는 플랫폼법은 플랫폼 산업에서 시장을 흔들 수 있을 만큼 큰 일부 기업을 '지배적인 사업자'로 지정해 반칙행위를 금지하겠다는 내용이다. 구체적으로 ▲자사 우대 ▲끼워팔기 ▲멀티호밍(사용자가 동시에 여러 개의 플랫폼을 사용하는 현상) 제한 ▲최혜대우 강제가 반칙행위에 해당한다.

공정거래법은 사후적인 규제만 가능하기 때문에 지위 남용 가능성이 있는 사업자를 미리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지정하고 규제하겠다는 게 골자다.

기존 공정거래법으로 제재할 경우 길게는 4~5년까지 소요된다. 사전에 시장지배적 역할을 할 사업자를 정해 감시하고 독과점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목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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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지정제'라고 불리는 이 조항은 업계의 큰 반발을 샀다. 플랫폼 산업 특성상 시장지배적 사업자를 지정하는 기준이 모호하다는 게 가장 큰 이유다. 대기업뿐만 아니라 벤처기업과 스타트업 모두 플랫폼법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냈다. 벤처기업협회에 따르면 벤처기업 230개사 설문조사 결과 68.7%가 플랫폼법에 반대했다.

국회도 플랫폼법 입법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지난 2월 '지배적 플랫폼 사업자의 규제 이슈에 대한 검토'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는 해외 플랫폼 사업자의 경우 시장지배적 사업자 요건 산정이 어렵다는 내용의 지적이 담겨 있다.

반발에 부딪히자 공정위는 지난 2월 법안 내용 공개를 미뤘다. 당시 조홍선 공정위 부위원장은 "당장 플랫폼법 법안 내용을 공개하기보다는 법안이 시장에서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추가로 의견수렴을 하기로 했다"고 언급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사전지정제도에 대한 업계의 의견이 분분했기 때문에 관련 대안을 검토해 보고 의견을 듣겠다는 입장을 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 EU·일본 발빠른 규제…영국·인도·호주도 입법 추진

공정위가 몇달 만에 플랫폼법을 재추진하고 나선 것은 플랫폼업계에 대한 주요국들의 규제 움직임이 보다 강화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유럽연합(EU)이 디지털시장법(DMA)을 선도적으로 도입해 규제 흐름을 주도하고 있고, 영국과 일본, 호주, 인도 등 주요국들도 법 시행을 앞두고 있거나 입법을 추진하고 있다.

공정위도 보다 합리적인 법안을 만들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4월과 5월, 6월, 7월에 관련 심포지엄을 열고 전문가들과 업계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공정위 핵심 관계자는 "국회 원구성도 마무리되어 논의를 하려는 의원도 많다"면서도 "업계와 학계 이야기를 많이 수렴하면서 이후 정부의 입장을 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한기정 공정위원장도 지난 5월 기자간담회에서 "남은 임기 내 플랫폼법 추진을 위해 국회와 소통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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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참여연대를 비롯한 시민사회단체가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플랫폼 기업 반발에 소비자, 판매자 내팽개친 온플법 처리 불발 국회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2021.11.29 [email protected]

하지만 업계의 반발도 여전하고 전문가들의 의견도 엇갈린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국내 플랫폼 업계에서는 미국의 구글이나 아마존과 같이 압도적인 영향력을 끼치는 회사도 없고 국내 경쟁을 하는 상황인데 이런 와중에 플랫폼법 도입은 이르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며 "대형마트 규제처럼 유명무실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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