印 모디, 러시아 방문..."해결해야 할 과제 쌓여 있어"
[방콕=뉴스핌] 홍우리 특파원 =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8일(현지시간)부터 이틀간 러시아를 공식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난다. 모디 총리의 러시아 방문은 5년 만이자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처음이다.
7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비나이 콰트라(Vinay Kwatra) 인도 외무장관은 모디 총리의 이번 방러에 관해 "양국 관계에 있어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쌓여 있다"며 "러시아와의 무역 불균형을 해결하고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 중인 인도인들의 송환이 이번 회담 중 우선적으로 논의될 것"이라고 전했다.
인도와 러시아 간 무역은 2023~2024년에 급증했다. 에너지 부문 협력이 강화되면서 러시아의 대 인도 수출은 650억 달러(약 89조 6200억원)에 달하지만 인도의 대 러시아 수출은 50억 달러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콰트라 장관은 "무역 불균형은 여전히 존재하며 이는 러시아와의 논의에서 우선적으로 다뤄질 문제"라며 "인도는 농업·기술·제약·서비스 등 여러 부문에 걸쳐 수출을 확대함으로써 (무역 불균형을) 바로잡기를 바란다"고 매체에 전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뒤 인도인 수십 명이 취업 사기로 러시아군에 끌려갔다는 보도가 나왔다. 지난 6월에는 러시아군에 모집된 인도인 2명이 사망했으며, 인도 당국이 러시아 측에 러시아군에 복무 중인 인도 국민을 신속하게 송환할 것을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콰트라 장관은 "수입이 있는 일자리나 교육을 약속받고 러시아로 유인된 인도인들이 우크라이나와 싸우는 일이 올해 다수 발생했다"며 "이 전쟁에서 최소 4명의 인도인이 사망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러시아군에 복무하도록 '속은' 인도 국민을 조기에 송환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모디 총리는 지난달 3연임에 성공한 뒤 러시아를 첫 해외 방문지로 선택했다. 부탄, 몰디브, 스리랑카와 같은 주변국 대신 방러를 결정한 것은 인도가 러시아와의 관계를 중요시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인도와 러시아 간 긴밀한 관계는 냉전 시대부터 시작됐다. 러시아는 인도의 최대 무기, 석유 공급국이다.
8일 블룸버그 통신은 인도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모디 총리의 방러는) 모스크바가 뉴델리(인도)의 라이벌인 중국과 더욱 돈독한 관계를 맺고 있는 시기에 이뤄졌다"며 "주요 발표는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모디의 방문은 양국 관계가 여전히 긴밀하다는 신호를 보내기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달 3일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났다. 앞서 5월 중순 베이징에서 만난 뒤 한 달 반 만에 다시 만난 것으로, 베이징 방문 직전 푸틴 대통령은 "양국 관계가 역사상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고 강조한 바 있다.
반면 인도는 2020년 국경 지역에서의 무력 충돌 이후 중국과 갈등을 겪고 있다.
[사마르칸트 로이터=뉴스핌] 2022년 9월 16일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담에서 만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악수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