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대피령에 라파서 또 피란…가자 주민들 "남은 것은 죽음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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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이스라엘이 결국 6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라파 지역에 대피령을 내리면서 주민들이 또 다시 피란에 나서고 있다. 국제 사회는 150만 명가량의 피란민이 머물고 있는 라파에 대한 대대적인 공격이 진행되면 대규모 희생자가 발생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이스라엘군은 라파 동부의 가자 주민들에게 라파에서 20㎞가량 떨어진 '인도주의 구역'으로 대피할 것을 명령했다. 이스라엘군(IDF)의 나다브 쇼샤니 육군 대변인은 "오늘 아침 정부가 승인한 작전 계획에 따라 우리는 라파 동부의 주민들을 임시로 대피시키기 위한 제한된 작전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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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라파에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사진=로이터 뉴스핌] 2024.05.07 [email protected]

현지에서는 주민들이 당나귀가 끄는 손수레나 픽업트럭에 아이들과 소지품을 싣고 대피하고 있고, 일부는 걸어서 인도주의 구역으로 향하고 있다.

피란민 아부 라에드는 로이터통신에 "비가 거세게 오고 있고 어디로 갈지도 모르겠다"면서 "이날이 올 것을 걱정해 왔고 나는 이제 내 가족을 데리고 어디로 갈 것인지 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라파 서쪽에 거주하는 모하메드 알-나자르는 "사람들은 이제 갈 곳이 없고 안전한 곳도 없다"며 "가자지구에 남은 것은 죽음뿐"이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나는 지난 7개월간을 내 기억에서 지울 수 있으면 좋겠다"며 "우리의 많은 꿈과 희망이 사라졌다"고 덧붙였다.

하마스의 한 고위 관계자는 이스라엘의 대피 명령에 대해 "이것은 위험을 고조시키는 것이고 어떤 결과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면서 "미국 정부와 점령군은 이 같은 테러리즘에 대해 책임져야 한다"고 했다.

하마스는 이후 성명을 발표하고 "어떤 라파의 공격도 소풍 같은 것은 아닐 것"이라면서 "우리는 이곳의 팔레스타인인들을 지키기 위해 완전히 준비돼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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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현지시간) 라파에 머물고 있던 팔레스타인 피란민들이 이스라엘의 대피령으로 탈출 중이다.[사진=로이터 뉴스핌] 2024.05.07 [email protected]

구호 단체들은 라파 지역에서 대피령이 내려진다면 인도적 위기가 더욱 악화할 것이라고 경고해 왔다. 영국 구호단체 액션에이드(ActionAid)는 "삶의 터전을 잃은 백만 명 이상의 팔레스타인인들을 안전한 목적지 없이 라파에서 강압적으로 대피시키는 것은 불법일 뿐만 아니라 끔찍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스라엘은 라파 지역에 하마스 단원 수천 명이 머무르고 있다며 라파에 대한 공격을 준비해 왔다. 이 때문에 이스라엘군은 라파를 점령하지 않고는 승리는 없다고 강조한다.

국제사회는 피란민 150만 명이 머물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라파에 대한 공습으로 이미 3만5000명 가까이 숨진 가자 지구에서 희생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 것을 우려하고 있다.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우리는 이스라엘 방위군(IDF)의 군사 작전을 대변할 수 없다"며 "우리는 라파에 대한 지상전에 대한 우리의 견해를 이스라엘 정부에 밝혀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인질 협상이 인질의 생명을 구하는 최선의 방법이며 백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대피 중인 라파에 대한 점령을 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라파 공습 소식 이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전화 통화를 통해 케렘-샬롬 검문소를 개방할 것을 요구했다. 

조셉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정책 담당 집행위원은 "이스라엘의 라파 주민에 대한 대피령은 더 큰 전쟁과 기근에 대한 최악의 전조"라며 "이것은 받아들여질 수 없으며 이스라엘은 지상 공격을 포기하고 유엔 안보리 결의안 2728호를 이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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