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증시, 50여일 만에 최저치 기록하며 일제히 하락… 독일 3Q GDP 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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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30일(현지시간) 유럽 주요국 증시가 일제히 하락했다. 주요 기업들이 실망스러운 실적을 발표한데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의 향후 경제가 그리 밝지 않다는 전망이 겹치면서 투자심리가 얼어붙는 모습을 보였다.

범유럽 지수인 STOXX600 지수는 전장보다 6.48포인트(1.25%) 떨어진 511.51로 장을 마쳤다. 지난 9월 11일 기록한 508.02 이후 50여일 만에 최저치였다. 기술 섹터(-2.51%)와 기초자원 섹터(-2.11%)는 각각 2% 넘게 하락해 전체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지수는 220.73포인트(1.13%) 내린 1만9257.34에,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40 지수는 82.75포인트(1.10%) 하락한 7428.36으로 마감했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100 지수도 59.98포인트(0.73%) 떨어진 8159.63으로 장을 마쳤다.

이탈리아 밀라노 증시의 FTSE-MIB 지수는 422.89포인트(1.21%) 하락한  3만4502.70으로, 스페인 마드리드 증시의 IBEX35 지수는 80.30포인트(0.68%) 내린  1만1715.00에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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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프랑크푸르트 증권거래소 [사진=로이터 뉴스핌]

유로존 경제는 시장 전망치의 2배에 달하는 '깜짝' 성장률을 기록했다. 유럽연합(EU) 공식 통계기구인 유로스타트는 유로존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 분기 대비 0.4% 성장했다고 밝혔다. 시장은 0.2% 성장을 예상했었다. 

하지만 유럽 경제의 미래는 낙관적이지 않다는 전망이 제기되면서 증시는 약세를 면치 못했다. 로이터 통신은 "유로존 GDP 연간 성장률은 경제학자들이 충격이나 부양책이 없을 때 잠재성장률로 보는 1% 보다 낮은 수준"이라며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과 관세 위협, 중국과의 무역 긴장 고조 등으로 유럽의 경제 전망은 밝지 않다"고 말했다.

미국 대선 레이스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정도로 치열한 각축을 벌이고 있다. 지지율 추세를 감안할 때 트럼프가 더 유리하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시장에선 트럼프가 당선됐을 때 유럽 경제가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EU는 30일 0시를 기해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를 시작했다. 관세는 기존 10%에서 17.8~45.3%로 인상됐다. 

중국 상무부는 대변인 명의 성명을 통해 EU를 세계무역기구(WTO) 분쟁 해결 절차에 따라 제소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국은 모든 조처를 취해 중국 기업의 정당한 권익을 단호하게 수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상무부가 지난 10일 회의를 열어 자동차 업체들에게 관세 인상을 지지한 EU 회원국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중단하라고 지시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유럽 최대 경제국인 독일 경제가 3분기에 플러스(+) 성장을 기록했다는 소식은 큰 주목을 받았다. 시장과 전문가들은 역성장(-0.1%) 할 것이라고 전망했는데 결과는 0.2% 성장이었다. 

독일의 10월 소비자물가도 전년 동기 대비 2.0% 오른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7월 2.3%를 기록한 뒤 8월 1.9%, 9월 1.6%로 2개월 연속 중기 목표치(2.0%)를 밑돌았으나 3개월 만에 반등했다.

금융시장에서는 유럽중앙은행(ECB)이 오는 12월 금리 인하에 나서긴 하겠지만 그 폭은 작을 것이라는 관측이 커지고 있다. 

판테온 매크로이코노믹스의 수석 유로존 이코노미스트 클라우스 비스테센은 "여러 데이터들을 봤을 때 ECB가 다음 통화정책회의에서 금리를 50bp(1bp=0.01%포인트) 인하할 수도 있다는 기대를 뒷받침할 만한 근거는 거의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전망은 여전히 25bp 인하"라고 말했다. 

UBS 그룹의 주가는 투자자들이 규제 당국의 정책 변화와 내년 여유 자본 규모 등에 주목하면서 4.5% 하락했다. 

프랑스 IT 컨설팅그룹 캡제미니는 올 들어 두 번째로 2024년 매출 전망을 하향 조정한 뒤 6.4% 급락했다. 

이탈리아 주류업체 캄파리(Campari)는 3분기 실적이 기대치를 크게 밑돌면서 18.5% 폭락했다. 시장에선 캄파리 분기 매출이 8억3200만 유로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실제로는 7억5300만 유로에 그쳤다. 분기 영업이익은 18.2% 감소했다.

반면 반도체 장비 제조업체인 ASM은 내년 전망치를 상향 조정한 후 5.4%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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