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선] '히든 해리스' 막판 결집에 美 대선 다시 원점...'사상 최대 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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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올해 미국 대선 레이스가 개표가 끝날 때까지 승자를 예측할 수 없는 대혼전 속에 마무리됐다.

워싱턴포스트(WP) 등 미국 언론들은 5일(현지시간) 실시되는 대선이 역대급 초박빙의 경합을 보였다고 평가하고 있다. 특히 지난 일주일 사이 열세로 평가됐던 해리스 부통령의 지지층이 결집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다시 팽팽한 균형을 이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7월 말 해리스 깜작 등판...역전에 역전을 거듭하는 피 말리는 레이스

올해 대선 레이스도 판세가 몇 번 출렁거리며 역전에 역전을 거듭하는 드라마 같은 모습을 보였다. 올해 중반까지 대선 레이스는 재선에 도전하는 조 바이든 대통령과 백악관 재입성을 노리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지리한 소모전 양상을 띠었다. 뚜렷이 앞선 후보도 나오지 않고, 고령의 두 후보 모두 일반 유권자들에게 별다른 감동을 주지도 못했다.

하지만 6월 27일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1차 TV 토론 이후 대선판은 격랑 속으로 빠져들었다. 토론은 바이든 대통령의 참패로 끝났다. 토론은 바이든에 대한 고령 및 인지력 저하 우려를 촉발시켰고, 지지층조차 등을 돌리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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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왼쪽)과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사진=로이터 뉴스핌]

여기에 7월 13일 트럼프 전 대통령이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서 야외 유세 도중 충격을 받는 사건이 발생했다. 트럼프는 총알에 귀를 스치고도 피가 흐르는 얼굴을 들고 주먹을 쥔 채 "싸우자! 싸우자!"를 외치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 사건을 계기로 올해 대선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낙승으로 끝날 것이란 전망이 대세였다.

하지만 위기에 몰린 민주당과 바이든 대통령은 '후보 사퇴'라는 승부수를 만들어냈다. 바이든 대통령은 7월 21일 대선 후보 사퇴를 전격 발표하고, 해리스 부통령을 대타로 지명했다.

50대의 나이에, 미국 최초 흑인 여성 대통령에 도전하는 해리스 부통령의 깜짝 등판으로 판세는 다시 요동쳤다. 해리스 선거 캠프에는 사상 최대 규모의 정치 자금이 쏟아져 들어오기 시작했고, 지지자들도 다시 환호했다.

8월 21일 민주당의 시카고 전당대회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서 해리스 부통령은 대선 레이스에서 승기를 잡기 시작했다.

특히 해리스 부통령은 9월 10일 열린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TV 토론에서 완승을 거두며, 이를 계기로 대선 승리에 한층 다가선 듯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해리스 캠프가 이후 한 달 동안 뚜렷한 이슈 메이킹에 실패한 채 우왕좌왕하는 사이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정부의 이민, 우크라이나와 가자 지구 전쟁 중재 실패, 경제 문제 등을 집중 공략하며 추격에 성공했다.

정치 전문 매체 더 힐의 선거 승리 가능성 예측 모델에 따르면 8월 31일 해리스 부통령에 8%포인트나 뒤처졌던 트럼프 전 대통령은 10월 중순에 50% 대 50%로 동률을 이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후에도 격차를 벌이며 역전에 성공했고, 지난 1일에는 승리 확률이 53%로 유리한 고지에 올랐다고 더 힐은 분석했다.

'히든 해리스' 위기감에 결집... 승부는 아직 모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우세로 기울 것 같던 대선 판세는 투표일을 불과 1주일 앞두고 다시 요동치고 있다. 해리스 부통령이 열세가 점쳐지고 패배 위기가 고조되면서, 그동안 의견을 숨기고 있던 '히든 해리스' 지지층들이 결집하는 양상을 보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해리스 캠프도 선거 막판에 백인 여성 유권자나 민주당 성향이면서도 지지를 유보했던 경합 주의 아랍계 및 라틴계, 일부 흑인 남성층의 표심을 잡기 위해 총력전을 펼쳤다.

3일 발표된 뉴욕타임스(NYT)/ 시에나대학교 여론 조사에 따르면 7대 경합주 중 해리스 부통령은 네바다, 노스캐롤라이나, 위스콘신, 조지아에서 오차 범위 내에 앞섰고, 펜실베이니아와 미시간에선 동률이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앞선 곳은 애리조나뿐이었다.

NYT는 "최근에야 누구에게 투표할지 결정했다고 답한 8%의 유권자 중에서는 해리스가 55% 대 44%로 앞서고 있다"며 막판에 표심을 정한 유권자들이 해리스에 더 우호적이라고 평가했다.

심지어 지난 2일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우세 지역으로 분류됐던 아이오와주에서조차 해리스 부통령의 여성과 무당층의 결집에 힘입어 3%p 앞섰다는 여론 조사까지 나왔다.

물론 트럼프 전 대통령이 더 유리하다는 분석과 전망도 나오지만, 해리스 부통령 지지층의 결집이 대선 승패의 마지막 변수라는 데는 이론이 없어 보인다.

NBC 방송은 지난 3일 해리스와 트럼프 두 후보가 전국 지지도에서 49%의 지지율로 동률을 이뤘다고 발표했다. 수치상으로는 승부 예측이 불가능하고, 개표 결과가 나올 때까지 아무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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