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7월 PCE 물가지수, '빅 컷' 바라는 시장에 신호 줄까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엔비디아 실적으로 만족하지 못한 뉴욕 증시 투자자들이 30일(현지 시각) 발표 예정인 미국 7월 개인소비지출(PCE) 지표에 또 한 번 실망감을 드러낼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전날 발표된 엔비디아 실적이 월가 예상치는 웃돌았지만 인공지능(AI) 관련 투자 분위기를 살리는 데는 실패한 가운데, 월가 포커스는 9월 18일로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금리 결정으로 옮겨간 상태.
지난주 잭슨홀 연설서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정책 조정 시간이 왔다"면서 금리 인하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면서 9월 금리 인하는 기정 사실이 됐고, 관건은 이제 금리 인하 폭으로 바뀌었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 그룹 페드워치(FedWatch)에 따르면 금리선물 시장 참가자들은 연준이 25bp(1bp=0.01%포인트) 인하할 가능성을 67%로, 50bp 인하 확률은 33%로 반영했다. 일주일 전 75%였던 25bp 인하 가능성은 후퇴했고, 50bp 인하 가능성이 지난주의 24%보다 늘어 과감한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를 조금씩 키우는 모습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물가 지표가 연준의 금리 완화 속도나 범위에 대한 명확한 신호를 보내기엔 역부족일 수 있고, 시장 변동성은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시간 기준 8월 30일 오전 연방기금(FF) 금리선물시장 참가자들의 연준 기준금리 전망.[표=CME 페드워치] 2024.08.30 [email protected] |
◆ 7월 PCE 소폭 가속...증시 반응은 제한적일 듯
월가는 연준이 주목하는 7월 헤드라인 PCE 물가지수가 전월 대비 0.2% 상승하고 전년 대비 2.5% 올랐을 것으로 전망했다. 근원 PCE 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0.2%, 전년 대비 2.7% 상승을 각각 기록했을 것으로 예측했다.
직전월인 6월에는 헤드라인 PCE 지수가 전월 대비 0.1% 상승하고 전년 대비로는 2.5% 상승했으며, 근원 PCE 물가지수는 각각 0.2%, 2.6% 상승해 이번 예상대로라면 PCE 물가는 소폭 가속하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PCE가 올라도 인플레이션 상승세가 대체로 둔화되고 있다는 추세적 흐름에는 변화가 없어 연준 금리 인하 기대치나 시장에 미칠 영향도 제한적일 것이란 입장이다.
NFJ 인베스트먼트 그룹의 매니징 디렉터이자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번즈 맥킨니는 "9월 금리 인하는 확실하며, PCE 추세가 그것을 바꿀 수는 없다"면서 "연준은 이미 금리 인하 사이클을 9월에 시작할 것이라고 매우 확고하게, 비둘기파적으로 신호를 보냈다"고 말했다.
언스트영 수석 경제학자 그레고리 다코는 "경제적 펀더멘털이 지속 가능한 디스인플레이션을 지지하고 있으며, 가격 민감도의 증가, 주거 비용 인플레이션의 완화, 임금 상승률의 둔화, 강력한 생산성 성장이 인플레이션을 연준 목표치인 2% 수준으로 밀어붙일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에너지 가격 충격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록펠러 재무서비스 회장이자 수석 경제학자인 바바라 록펠러는 "9월에 한 번의 금리 인하는 괜찮지만, 이번 PCE 지표로 여러 차례 인하 전망을 정당화하긴 어렵다"고 경고했다.
일각에서는 인플레 지표 중요성은 후퇴했고 앞으로 나올 고용지표가 더 중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어드바이저스 자산운용 최고투자전략가 매트 로이드는 9월 연준이 금리를 25bp 내릴지, 50bp 내릴지 여부는 노동 시장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면서 "특히 9월 6일 나올 8월 고용 데이터가 7월 고용 둔화 흐름 및 4.3% 실업률 수치와 비슷할지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로이드는 여름도 끝나가는 상황에서 이번 PCE 지표를 투자자들이 단순히 관망할 가능성이 있고, 증시도 다음 주 고용 지표에 초점을 더 맞출 것 같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