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DP 쇼크'에 최상목 부총리 "수출 불확실성 커져…잠재성장률 이상은 성장할 것"
[워싱턴=뉴스핌] 이정아 기자 =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4일(현지시간)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에 대해 "수출 증가율이 예상보다 둔화하면서 성장률에 있어서 하방 요인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최 부총리는 이날 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 참석차 방문한 미국 워싱턴D.C.에서 동행 기자단과 만나 "수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한국은행은 지난 24일 3분기 GDP 속보치를 발표했다. 한은에 따르면 올해 3분기 한국 경제는 전 분기 대비 0.1% 성장하는 데 그쳤다. 한은이 당초 예상한 0.5%보다 0.4%포인트(p) 낮은 수준이다.
G20재무장관회의 참석차 미국 워싱턴D.C.를 방문 중인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4일(현지시간) G20 동행 기자단과 만나 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2024.10.25 [email protected] |
최 부총리는 "수출 증가율이 왜 둔화했는지 분석해 보면 비 IT에서 자동차 파업 등 일시적 이슈가 있어 보인다"며 "IT 부문은 수출이 계속 좋게 이어져 오고 있어서 기저효과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어 "결국 이 이야기는 수출 관련한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것이고 앞으로 (정부가) 경각심을 갖고 잘 봐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하는 숫자"라며 "4분기 GDP가 어떻게 될지 모니터링하겠다"고 전했다.
다만 최 부총리는 3분기 GDP 실적이 성장률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미미하다고 봤다.
그는 "한 분기 숫자만 가지고 모두를 판단할 수 없다"며 "3분기 GDP가 나빴듯이 4분기에는 어떻게 될지 아무도 알 수 없다"고 강하게 말했다.
특히 "4분기 GDP가 어떻게 나오든 간에 올해는 잠재성장률 이상으로 성장하는 건 예상되기 때문에 이 부분은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며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데이터를 분석하는 등 필요한 대응방향을 생각해 보겠다"고 말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올해 한국 잠재성장률을 2.0%로 전망했다. 잠재성장률은 한나라가 보유하고 있는 자본, 노동력, 자원 등 모든 생산요소를 사용해 물가상승을 유발하지 않으면서도 최대한 이룰 수 있는 성장률을 말한다.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지난 2020~2021년 2.4%였지만 2022년부터 2.3%로 하락해 오다 지난해와 올해 2.0%로 떨어졌다. 반면 미국의 잠재성장률은 2020~2021년 1.9%에서 2022년 2.0%로 상승한 후 지난해와 올해 2.1%로 올랐다. 우리나라는 2년 연속 미국에 잠재성장률을 추월당한 것이다.
최 부총리는 "전 세계 모든 나라들이 상황이 비슷하다. 미국은 잠재성장률이 좋아지고 있지만 G20 회의에서도 지표는 좋지만 일상은 어렵다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며 "미국 빼고는 잠재성장률보다 높은 성장률을 유지하는 나라는 많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잠재성장률을 올리려고 하는 노력과 잠재성장률하고 비슷하게 연간 성장률을 만들어 나가는 노력을 동시에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G20재무장관회의 참석차 미국 워싱턴D.C.를 방문 중인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4일(현지시간) G20 동행 기자단과 만나 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2024.10.25 [email protected] |
정부가 목표로 제시한 연간 성장률(2.6%)을 하향 조정해야 한다는 의견에는 "정부는 성장률을 수정하는 부분이 정해져 있다. 매달 성장률을 말할 수 있는 게 아니고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할 때 수정할 수 있다는 뜻"이라며 "한은에서도 11월에 발표가 예정돼 있다"고 전했다.
최근 1400원대에 육박한 원달러 환율에 대해서는 "환율은 외환당국 소관이기 때문에 제가 말씀드릴 사안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다만 "통화환율은 중장기적으로 그 나라의 물가수준이나 구매력과 관련된 거라서 그 나라의 경쟁력과 관련이 된다"며 "지금 우리는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으로 1급수의 돈이 들어와 펀더멘털(기초체력)이 좋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게 쌓이면 원화 안전성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