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EU 외교수장 "중국은 체계적 라이벌"… 향후 5년간 강공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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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카야 칼라스(47)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 지명자는 23일(현지시간) 중국을 체계적 라이벌(systemic rival)이라고 지목하면서 "중국과의 관계에서 가장 우선시하는 것은 EU의 지정학적, 경제적 안보를 보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EU 집행위원장과 함께 EU의 '빅3' 보직 중 하나로 불리며 EU의 외교와 국방, 안보 분야를 총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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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야 칼라스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 지명자 [사진=로이터 뉴스핌]

칼라스 지명자는 이날 유럽의회에 보낸 인사청문회 답변서에서 중국과 관련해 "가장 시급한 도전은 러시아에 대한 지원과 중국의 비시장적 정책·관행이 만들어 낸 EU·중국간 구조적 불균형"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은 국내 산업에 과도한 보조금을 지급하고, 세계 시장에 값싼 제품을 범람시키며, 외국 기업에 차별적인 법률을 만들고, 민감한 기술을 훔친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EU의 가치를 수호하고 체계적 경쟁자에 맞서 EU의 이익을 보호하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U 전문매체인 유락티브는 "호세프 보렐 현 고위대표가 대중관계를 '협력의 파트너이자 경제적 경쟁자, 체제적 라이벌'로 규정했던 것과 비교하면 한층 강경해진 어조"라고 평가했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EU와 중국의 무역 전쟁이 완화될 가능성은 낮다"면서 "향후 5년 동안 EU는 중국에 대해 공격적인 노선을 계속 유지할 전망"이라고 평가했다. 

이와 함께 칼라스 지명자는 "러시아의 제국주의적 꿈은 결코 사라지지 않았다고 오랫동안 말해왔다"면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맞서고 EU의 안보·국방 능력을 강화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그는 "우린 여전히 우크라이나가 승리할 수 있도록 충분히 돕거나 지원을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러시아의 불법 침략에 우리가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우리가 누구인지, 어떤 가치를 지지하는지 전 세계 알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와 이란, 북한, 그리고 부분적으로 중국과 같은 나라는 상호의존성을 무기화하고 우리 사회의 개방성을 악용해 우리를 공격하려 한다"면서 "위협에 대한 신속한 분석부터 하이브리드 위협에 대한 새 제재 프로그램을 포함한 모든 수단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에스토니아 탈린에서 태어난 칼라스 지명자는 지난 2010년 중도 우파 성향의 개혁당에 합류, 정치에 입문했다. 지난 2021년 에스토니아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 총리에 올랐고,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를 맡기 위해 사임했다.

27개 EU 회원국 정상들은 지난 6월 만장일치로 그를 차기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로 지명했다. 유럽의회는 다음달 12일 그에 대한 인사 청문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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