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 3M CEO 교체 ② 솔벤텀 분사 후 64년 증액한 배당금 삭감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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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3월 14일 오전 04시01분 '해외 주식 투자의 도우미' GAM(Global Asset Management)에 출고된 프리미엄 기사입니다. GAM에서 회원 가입을 하면 9000여 해외 종목의 프리미엄 기사를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뉴스핌] 김현영 기자 = 미국의 사무용품·의료용품·보안용품 제조업체 3M(종목코드: MMM)의 주가는 수년간 군용 귀마개 품질 불량 소송과 과불화화합물(PFAS) 수질오염 소송 제기에 따른 비용 측면의 불확실성 탓에 하방 압력에 시달려왔다.

3M의 전투용 귀마개 사용 중 청력이 손실됐다고 주장하는 미국의 퇴역 군인들은 제조 책임 관련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3M과 2008년 3M이 인수한 에어로 테크놀로지가 소음으로부터 청력을 보호하지 못하는 불량 귀마개를 생산해 미군에 공급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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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M 포스트잇 [사진=블룸버그]

3M은 PFAS 관련 수만건의 소송에도 직면해 있다. 미국 플로리다주 스튜어트시 등은 3M이 PFAS로 상수도 등을 오염시켰다며 소송을 제기했고, 지난해 6월 3M은 스튜어트시에 103억달러의 합의금을 지불하기로 했다. 스튜어트시는 소방서에서 수십 년 동안 훈련에 사용한 소방 거품에 PFAS가 포함돼 있었고, 이로 인해 물이 오염됐다고 주장했다.

PFAS는 탄소와 불소가 결합한 유기 화합물로 내열성, 방수성은 물론이고 기름과 오염에 강해 식품 포장재부터 조리 기구, 의류, 카펫, 배터리, 자동차, 의료 장비 등에 널리 사용돼왔다. 그동안 무독성으로 알려졌으나 자연에서 잘 분해되지 않는 만큼 생산이나 폐기 과정에서 식수, 토양 등에 축적돼 환경과 건강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PFAS가 인체에 잔류하고 축적되면 암, 호르몬 기능 장애, 장기 손상, 태아 기형 등을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연구됐다.

5월 경영진 교체와 더불어 3M이 겪고 있는 또다른 중대한 변화는 4월 1일 3M의 헬스케어 사업부가 '솔벤텀(Solventum, 종목코드: SOLV)'이라는 이름으로 분사하는 것이다. 상처 치료, 감염 예방, 구강 관리, 수술용품, 의료 정보 시스템 등을 만드는 헬스케어 사업부는 가장 안정적이고 수익성이 높은 사업부 중 하나로 3M 순매출의 4분의 1을 차지한다. 3M은 더 빠른 성장을 위해 이 부문을 분사한다고 지난 2022년 7월 발표했다.

이에 따라 5월 1일 취임하는 윌리엄 브라운 신임 CEO는 헬스케어 사업부를 분사하고 몸집이 다소 작아진 3M을 맡게 된다. 3M이 수십억 달러의 법적 비용과 성장 둔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솔벤텀 분사 후 배당금을 삭감할지가 브라운이 마주할 첫 번째 어려운 결정이 될 것으로 시장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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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벤텀 로고 [사진=3M 홈페이지]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회사의 배당금 변경이 3M 주식에 대한 투자심리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고 있다.
분기 배당을 지급하는 3M은 미국 동부시간으로 13일 오후 1시 58분 현재 주가 102.38달러(전일 대비 3.72% 상승)를 기준으로 배당수익률이 5.90%에 달하는 고배당 종목이다. 분기 배당금은 주당 1.51달러로 연간으론 주당 6.04달러에 이른다.

배당 지속 가능성 관점에서 볼 때 3M의 지난해 페이아웃 비율(배당/순이익*100)은 61.6%로 다른 라지캡(시가총액 100억~2000억달러) 기업에 비해 높은 편에 속한다. 지난 5년간의 배당 성장률은 0.9%에 불과해 배당성장주 상위 종목의 평균인 6.2%에 크게 못 미친다.

3M이 배당을 삭감하지 않고 그대로 유지하기로 결정한다면 솔벤텀의 분사 수익금으로 마련한 현금을 사용하거나 솔벤텀 보유 지분 19.9%를 매각해 현금을 마련해야 할 수 있다. 회사는 앞서 말한 소송 관련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법적 비용도 지불해야 한다. 이렇게 되면 배당을 유지하는 게 가장 생산적인 자금 사용 방안은 아니라고 생각하는 투자자들의 불만을 살 수도 있다.

반대로 배당을 삭감한다면 64년 연속으로 배당금을 증액해온 3M에 투자하는 수익 추구형 투자자와 펀드 매니저를 실망시킬 것이다. 실망한 투자자들은 다른 배당주로 옮겨탈 것이고, 이 과정에서 주가가 더 빠질 수 있다. 배당이 삭감된다면 혹은 배당금 문제가 일단락되기 전까지는 3M 주식 매수를 기피하는 분위기가 조성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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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M 로고 [사진=업체 제공]

3M에 대한 월가의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최근 3개월간 9개 투자은행(IB) 중에 8곳이 '보유'를 추천하고 1곳이 '매도' 의견을 내면서 '보유'(팁랭크스 기준) 컨센서스가 형성됐다. '매수' 의견은 한곳도 없었다. 이들이 제시한 향후 12개월 목표주가 평균은 109.78달러로 현재 주가보다 7.2% 높다. 월가 최고 목표가는 140달러, 최저 목표가는 84달러이다.

3M의 주가는 높은 배당수익률과 지속적인 배당 증액의 역사를 가진 기업치고는 매력적이다. 현재 주가는 12개월 예상 순이익 대비 10.7배라는 상당히 저렴한 밸류에이션으로 거래되고 있다. 다만 법적 문제와 임박한 헬스케어 사업부 분사는 상당한 불확실성을 내포한다.

지난 6일 RBC 캐피털 마켓츠의 딘 드레이 애널리스트는 3M의 12개월 목표주가를 85달러에서 84달러로 낮추고 '시장수익률 하회' 투자의견을 재확인했다. 드레이는 "헬스케어 사업부에 대한 3M의 Form-10 제출은 현재 유지 불가능한 6.5%로 배당수익률이 부풀려진 배당금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에 대한 불편한 결정을 요구한다"고 리서치 노트에서 밝혔다. 솔벤텀 분사 이후 배당금 유지/삭감 결정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으로 풀이된다. 다만 그는 "옵션 시장은 아직 배당컷(배당금 삭감)을 가격에 반영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드레이는 지난해 3M 영업이익의 10%가량을 차지했던 헬스케어 사업부가 분사된다면 이만큼 영업이익이 빠져나가면서 3M이 6.5%의 배당수익률을 유지하기 힘들어 질 것으로 전망한다. 이를 바탕으로 3M이 배당금을 더 이상 늘릴 수 없고, 심지어 50~70% 삭감해야 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조정을 거치지 않은 3M의 주당순이익이 2년 연속으로 3M의 연간 배당금인 주당 6.04달러를 밑돌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드레이의 주장은 일리가 있다.

11일 바클레이스는 '비중 유지' 투자의견을 고수하면서 목표주가를 110달러에서 111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바클레이스는 "솔벤텀 분사로 투자의견 상향 조정 움직임이 나타날 수 있다"고 내다보면서도 "배당금 재조정으로 단기적으로 주가가 부담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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