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트니 비엔날레에도 등장한 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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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인공지능(AI)은 어디까지 세상을 바꿔놓을까. AI는 올해 81회를 맞는 미국 뉴욕 휘트니 비엔날레(Whitney Biennial 2024)에도 등장했다. 현대 미국 예술계의 논의와 고민을 가장 잘 보여주는 휘트니 비엔날레에서 올해 AI가 빠질 수는 없었다.

뉴욕 휘트니 미술관은 오는 20일(현지시간) 공식 개최에 앞서 지난 12일 언론과 아티스트를 대상으로 휘트니 비엔날레 2024 프리뷰 행사를 진행했다.

휘트니 비엔날레는 2년마다 열리는 행사로 브라질 상파울루 비엔날레와 이탈리아 베네치아 비엔날레와 함께 세계 3대 비엔날레로 꼽힌다. 가장 미국적인 미술을 보여주는 것으로 잘 알려진 휘트니 미술관에서 열리는 이 비엔날레는 논쟁을 불러일으키는 이슈가 담긴 미술 작품을 보여주는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이번 81회 비엔날레에는 71명의 아티스트가 참여했다. '실제보다 나은 것'(Even Better Than The Real Thing)이라는 부제로 치러지는 이번 전시에서는 '실제'(the real)에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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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 헌든과 매트 드라이허스트의 자회상.[사진=휘트니 미술관] 2024.03.19 [email protected]

6층 전시관에 들어가자마자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할리 헌든과 매트 드라이허스트가 AI로 그린 자화상이다. 이들은 AI 모델이 창의적이고 자유로운 방식으로 사용될 수 있다는 희망을 품고 데이터를 트레이닝에 집중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헌든과 드라이허스트는 이번 비엔날레에 작품을 전시할 뿐만 아니라 휘트니 인터넷 아트 포털의 온라인 갤러리를 통해 텍스트를 이미지로 전환하는 AI 프로그램도 선보인다. 가령 '테일러 스위프트'라고 입력하면 헌든의 자화상에 테일러 스위프트 얼굴이 나타나는 식이다.

휘트니 비엔날레가 "실제"에 주목하면서 이번 전시회는 트랜스포비아(transphobia, 성전환자 혐오)를 영구화하고 신체의 자율성을 제한하는 데 사용되는 '진정성'에 대한 수사에 맞서고 있다. 미 대법원이 여성의 낙태권을 보장한 로 앤 웨이드(Roe vs. Wade) 판결 뒤집기와 성전환에 대한 공격과 같은 사건들은 이번 전시의 커다란 테마 중 하나였다. 대표적으로 카르멘 위넌트는 낙태 의료를 제공하기 위해 필요한 일상적인 작업을 하는 평범한 사람들의 인물 사진 2500장을 모아 작품으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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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미안 디네야즈의 설치물.[사진=김민정 기자] 2024.03.19 [email protected]

다양한 재료에 대한 고찰도 이번 비엔날레에 반영됐다. 수잔 잭슨의 작품은 캔버스 없이 겹겹이 쌓은 아크릴 물감과 폐기물, 자신의 정원에서 채취한 씨앗 등 자연의 오브젝트로 구현됐다.

휘트니 비엔날레답게 공식 개막 이전부터 논쟁을 불러일으키는 전시물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데미안 디네야즈의 '우리는 파멸과 대학살을 상상하는 것을 멈춰야 한다"와 "우리는 자유를 상상해야 한다"는 제목의 설치물에는 "팔레스타인을 해방하라"(Free Palestine)는 메시지가 숨어 있었다. 휘트니 측조차 이 같은 숨은 메시지를 알지 못한 채 해당 작품을 전시했다고 설명했다. 미술관 측은 해당 작품을 철거할 계획이 없다면서 휘트니 비엔날레가 오랫동안 예술가들이 시의성 있는 문제를 다루는 장소였고 예술가들의 대화를 위한 공간이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휘트니 비엔날레 2024는 오는 20일부터 8월 11일까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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