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DA 칼럼] '차르' 푸틴 '황제' 시진핑 그리고 '원맨' 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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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오영상 국제부장=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주말 치러진 대선에서 압도적 득표율을 기록하며 5선에 성공했다.

2000·2004·2012·2018년에 이어 또 다시 승리한 푸틴 대통령은 2030년까지 집권을 이어간다. 2020년 개헌을 통해 다음 대선에도 출마할 수 있어 2036년까지 정권을 연장할 수도 있다. 사실상 종신 집권의 길을 열어놓으면서 명실상부 현대판 '차르'의 지위에 올랐다.

이에 앞서 중국에서는 21세기 시(習)황제가 탄생했다.

2022년 공산당 대회에서 총서기 3연임을 확정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다. 21세기 시황제는 임기의 제약을 없애고 과거 전통인 집단지도체제마저 무너뜨리며 1인 절대 정권을 손에 쥐었다. 지난 반세기 동안 중국에서는 볼 수 없었던 궁극의 권력 집중이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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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상 국제부장]

차르와 황제는 미국 중심의 국제사회 질서를 패권주의라고 비판하며 대립 각을 세우고 있다. 이들의 귀환으로 이른바 신냉전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러시아의 차르 푸틴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2년 넘게 전쟁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대선 승리로 전쟁의 정당성을 확보했다고 여길 푸틴은 공세를 강화하고 서방과의 대립은 더욱 심해질 수 있다. 무기 거래를 통해 북한과의 관계가 더욱 밀착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중국의 시 황제는 사회주의 가치와 중화민족의 부흥이라는 중화패권주의를 내세우며 대외 팽창 노선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그중 하나가 대만 흡수 통일이다. 시진핑은 "조국 통일은 역사의 필연"이라며 대만에 대한 무력통일 가능성도 내비치고 있다.

세간에서는 이들을 스트롱맨(철권통치자)이라 호칭하지만 한 명이 더 있다. 오는 11월 대선에 재도전하는 미국의 전 대통령 '원맨' 도널드 트럼프다. 대선까지 아직 8개월여의 시간이 남았지만, 트럼프가 바이든 현 대통령과의 재대결에서 승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가 재집권하면 '미국 우선주의'를 전면에 내세운 극단적이고 공격적인 정책이 재현될 수 있다. 특히 중국과의 관계에서 충돌을 불사하는 디커플링 전략으로의 회귀는 세계 무역 질서를 뒤집고 파편화할 수 있다.

재선에 성공했다는 도취감은 백악관을 트럼프의 원맨 정부로 만들 우려도 있다. 트럼프는 세계 패권 국가로서 미국의 의무에 연연하지 않는다. 국제적 질서, 동맹과 연대 등의 가치는 미국 우선주의에 뒷전으로 밀리기 일쑤다. 주한미군 철수 등을 입 밖에 꺼내는 것도 그 하나다.

대한민국은 이 3국과 필연적으로 엮여 있다. 차르 푸틴, 시황제 시진핑에 이어 원맨 트럼프까지 피라미드 꼭대기에 앉게 되면 대한민국은 철권들이 패권 경쟁을 벌이는 각축장이 될 수 있다. 2024년, 그 어느 때보다 균형 있는 외교 전략이 필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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