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한·중 북핵 대표 면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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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 한·중 정부의 북핵 문제 책임자들이 2년 10개월만에 대면 협의를 갖고 한반도 정세와 북한, 북핵 문제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외교부는 스위스에서 열린 '동북아 안보 문제에 관한 제10차 체르마트 라운드테이블'에 참석한 이준일 외교부 북핵외교기획단장이 지난 12일(현지시간) 류샤오밍(劉曉明) 중국 정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와 면담했다고 14일 밝혔다.

정부의 북핵 차석대표인 이 단장은 수석대표인 김건 전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최근 국민의힘에 영입됨에 따라 이번 회의에 수석대표 대행으로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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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일 외교부 북핵외교기획단장(오른쪽)이 12일(현지시각) 스위스에서 개최된 '제10차 체르마트 라운드테이블'을 계기로 류샤오밍 중국 정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와 면담하고 있다. [사진 =외교부] 2024.03.14.

한국과 중국의 북핵 담당 책임자가 양자 대면 협의를 한 것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처음이다. 류 대표는 2022년 5월 윤석열 정부 출범에 맞춰 방한해 당시 문재인 정부의 외교부 당국자들과 신정부 인수위 인사 등을 만났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에는 카운터파트인 김건 전 본부장과 화상 협의나 통화만 했을 뿐 직접 대면한 적은 없다.

지난해 후반기부터 한·중 당국 간 소통이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임을 감안하면 이번 북핵 대표 간 면담은 이례적이다. 이 때문에 중국이 최근 종료된 중국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이후 한반도 정세 관리를 위해 한국과 외교적 소통을 할 의지가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팡쿤(方坤) 주한 중국대사관 공사는 이날 서울에서 열린 글로벌전략협력연구원 세미나 축사에서 "변화하는 국제 환경에 직면해 한중 양국은 소통과 협력을 강화하고 상호이해와 신뢰를 증진하며 공동발전, 번영을 추구하고 국제 및 지역 평화를 유지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단장은 11∼13일 열린 체르마트 라운드테이블 기조발언에서 "북한은 남북 관계를 '적대 국가' 관계로 규정하며 통일을 부정하고 있다"면서 "한반도 긴장 조성의 책임은 대화 제의를 거부하고 각종 도발과 위협을 거듭하고 있는 북한에 있다"고 밝혔다. 또 북한의 불법행위를 통한 핵·미사일 개발 자금 조달 차단 필요성과 북·러 군사협력이 한반도와 유럽의 안보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이 단장은 이어 "한국 정부는 자유와 인권이라는 보편적 가치를 확장하는 통일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며 "국제사회가 이에 힘을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체르마트 라운드테이블은 스위스 외교부 및 제네바안보정책센터(GCSP)가 매년 동북아 지역 정세 등을 논의하고자 개최하는 트랙 1.5(반관반민) 회의다. 주최측은 이번 회의에 북측에도 초청장을 보냈으나 북한은 참석하지 않았다. 회의 내용은 누가 어떤 발언을 했는지 외부에 알리지 않는 '채텀하우스 룰'이 적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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